[원동인 칼럼] 청년들이 살만한 나라를 만들자

2023-01-05     매일일보 기자
원동인

새해 2023년을 맞이하며 여러 가지 뉴스를 접했지만, 어디 하나 희망찬 뉴스, 밝은 미래를 기대 해 볼 수 있는 기사는 찾아보기는 힘들다.

작년 하반기부터 우리나라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코스피 지수는 떨어지고 무역수지는 적자로 돌아섰고 채권 시장은 멈췄다. 또한 부동산 시장도 격변하며, 이를 방어 하려는 정부는 청년에게 더 많이 대출해 줄 테니 집을 사라는 정책을 발표했다. 대출 금리 급등으로 고통받는 청년들을 보면서 또다시 청년에게 빚을 내서 집 사라는 것이 말이 되는가. 어떻게 어른이 되어서 청년들이게 이런 정책을 펼칠 수 있단 말인가.

대한민국이 맞닥뜨린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단연코 저출산일 것이다. 2022년의 합계출산율은 0.8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인구 유지에 필요한 2.1명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압도적인 세계 최저 기록이다. 대한민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소멸할 국가로 꼽히는 것은 당연하다. 사실 우리는 이미 2005년부터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저출산고령 사회위원회를 출범시키며 이 문제의 해결에 나섰다.

출산 장려와 보육 지원을 위해 역대 정부가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도 보건복지부는 2023년부터 '부모 급여'를 늘려 아기를 낳은 가정에는 소득과 관계없이 1년간 월 70만 원씩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어린이집도 늘리고 시간제 보육도 확대한다고 하는데 이런 정책이 실제적인 출산율 증가로 나타나길 기원은 해 본다. 그러나 과거 16년간 280조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그로부터 얻은 성과가 합계출산율 0.8명이다. 이제는 과거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지원과 정책이 필요한 듯싶다.

출산 장려 등은 물론 계속되어야 할 일이지만 그와 더불어 근본적 전략이 필요한데, 그중의 하나는 인구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일이다. 젊은이들은 좀 더 나은 교육을 받고 또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수도권으로 몰린다. 그러나 경쟁적이며 붐비는 도시 환경에 질려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 수도권의 엄청 비싼 주거비용이 가장 큰 문제다. 실제로 서울 지역의 출산율은 지방에 비해 70%에도 못 미친다. 집값이 두 배 오르면 출산율은 0.29명이 줄어든다는 최근 연구 보고도 있었다. 수도권 인구 집중은 우선 지방 소멸을 가져오지만 결국은 대한민국 전체의 소멸을 초래하는 일이다. 여기서 한 가지 확인해야 할 것은 일명 '수도권 공화국을'을 만든 것은 청년들이 아닌 기성세대들이다. 기성세대는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 

새해에는 소원한다. 청년들이 삶과 대한민국이 걱정된다면, 포용의 마음으로 청년에게 도움이 되는 어른다운 정책을 펼치자. 청년들은 돈도 없고 힘도 없다. 그런 청년들은 몸으로 말할 것이다. 그리고 개혁하지 않는 대한민국은 소멸의 길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