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자금운용, 주식보다 예금에 몰려
작년 3분기 금융자산 운용액 26.5조…예금 비중 44%
2024-01-05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가계가 대출을 줄이고 여윳돈을 예금에 넣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5일 공개한 자금순환(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자금 운용액은 2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3분기(33조9000억원) 대비 7조4000억원 줄어든 액수다.
문혜정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3분기 가계 여윳돈(순자금 운용액)이 감소한 데 대해 “일상 회복과 함께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늘면서 가계가 금융자산으로 순운용한 규모는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3분기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37조6000억원)는 1년 전(84조1000억원)의 절반 이하로 줄었다.
금융자산 운용 현황을 살펴보면 예금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예금 비중은 43.6%로 1년 전(40.7%)이나 직전 분기(43.1%)보다 커졌다. 주식·투자펀드의 비중은 17.9%를 기록, 역대 최대치였던 2021년 2분기 21.6%에서 축소됐다.
자금 운용 부문별로 살펴보면 가계의 장기(만기 1년 초과) 저축성예금은 1년 사이 19조7000억원에서 37조원으로 불었다. 지분증권, 투자펀드, 주식은 감소했다. 국내외 주식의 경우 가계는 3분기 5조6000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이는 전년 3분기(27조7000억원)보다 22조1000억원 적은 수준이다.
가계는 지난해 3분기 총 11조원을 조달했다. 1년 전(50조2000억원)보다 39조2000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대부분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입금(대출)이다. 문 팀장은 “대출금리 상승, 대출규제 지속 등으로 예금 취급기관 대출금을 중심으로 가계의 자금조달이 축소됐다”고 전했다.
한편 기업의 조달 규모는 커졌다.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비금융 법인기업의 경우 작년 3분기 순조달 규모는 6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26조4000억원)보다 35조3000억원이나 늘었다. 같은기간 금융기관 차입은 47조7000억원에서 57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