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도 못 버는데" 불어난 中企대출 부실뇌관

금융권 중기 대출잔액 1480조...전년比 30% 증가 "중기 절반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 상환도 못해"

2024-01-05     이광표 기자
고금리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금리는 계속 오르고 본격적인 경기침체까지 예상되는 가운데 불어난 중소기업 대출이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수익으로 이자를 내기도 버거운 중소기업들도 늘고 있다. 특히 대출 금리가 7% 육박하는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는 중소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권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한 중소기업 대출이 금리 상승기와 맞물려 심각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87조 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해 34조 3393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제외한 중소법인 대출 잔액은 224조 6811억원으로 전년 대비 25조96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 전체로 봐도 중소기업 대출은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2020년 말 1152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3·4분기 말 1480조4000억원으로 28.4% 증가했다. 개인사업자를 제외하면 같은 기간 629조원에서 819조4000억원으로 30% 증가했다. 금리인상기에 대출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중소기업의 부실 가능성도 우려된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비중은 지난 2021년 말 35.5%에서 지난해 상반기 35.7%로 소폭 상승했다. 이 중 중소기업은 48.4%에서 49.7%로 더 크게 상승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절반가량이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조차 제대로 내지 못할 상황에 처해 있다는 의미다. 잠재 부실 기업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정기 신용위험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부실징후기업으로 선정된 185개사 중 183개사가 중소기업이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53개, 157개사였는데 지난해 크게 늘었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이 올해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방침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2금융권 업권의 평균 금리는 연 10%도 넘길 전망이다. 상호금융의 기업대출 금리는 2021년 말 연 3.77%에서 지난해 11월 말 연 6.06%로 뛰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기업대출 금리는 연 6.87%에서 9.52%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