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더 인간다운 AI’ 경쟁에 K-산업계도 참전

언어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을 이해하고 데이터 추론까지 가능한 ‘초거대 AI’ 오픈 AI의 ‘GPT-3’ 발전에 네이버·카카오·LG·이통3사 등 국내 업계도 잰걸음

2024-01-08     박효길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챗GPT’가 코드, 문학작품, 논문 등 텍스트 기반 창작에 뛰어난 성능을 보이면서, 어떤 것이 사람이 쓴 것인지 구분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더 인간다운 인공지능(AI) ‘초거대 AI’의 발전에 전세계가 주목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도 잇따라 경쟁에 뛰어들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오픈 AI가 내놓은 ‘챗GPT’의 등장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챗GPT는 서비스 일주일 만에 이용자 100만명을 모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오픈 AI는 2015년 12월 투자자인 알트만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등이 설립한 단체. 설립 당초에는 비영리단체였지만 2019년 제한된 영리 단체가 돼 1조원 이상 출자를 실시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했다. 초거대 AI는 심층학습(딥러닝) 기법을 쓰는 인공신경망 가운데서도 그 파라미터(매개변수)가 무수히 많은 AI를 말한다. 현존하는 최고의 초거대 AI는 세계적인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 AI’가 만든 GPT-3 모델로 파라미터 수가 1750억개에 이른다. 파라미터는 인간 뇌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시냅스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학습량이 많을수록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파라미터의 규모가 커질수록 AI가 데이터를 분석하는 지능도 비약적으로 확대된다. 즉, ‘좀 더 사람에 가까운’ AI로 발전한다는 의미다. 초거대 AI는 언어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을 이해하고, 데이터 추론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키워드 몇개만 입력하면 그림을 그려주고, 문서를 만들어준다. 어느 것이 사람이 작성한 것인지, AI가 작성한 것인지 구분할 수 없는 경지까지 올라왔다. 국내 기업들의 차세대 AI 개발에 대한 열기도 뜨겁다. LG AI 연구원은 목표를 GPT-3를 뛰어넘는 초거대 AI로 잡았다. 설립 2주년을 맞은 지난해 12월 LG AI연구원은 LG의 초거대 AI ‘엑사원’이 논문과 특허 같은 전문 문헌의 텍스트뿐 아니라 수식, 표, 이미지까지 스스로 학습해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원은 기술 혁신과 인재 확보를 위해 향후 5년간 AI·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3조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통3사도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AI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GPT-3와 유사한 수준의 초거대 AI를 준비 중이다. KT는 초거대 AI ‘믿음(MIDEUM: Mindful Intelligence that Dialogs, Empathizes, Understands and Moves)’을 상용화하고, 산업계의 문제를 돌파할 수 있는 혁신의 수단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는 AI 적용 스포츠 승부예측·고객센터·소상공인 서비스·U+tv 콘텐츠 추천 등 AI 서비스 통합 브랜드 ‘익시’ 서비스 확대한다. 네이버는 국내 기업 최초의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를 공개하고, 국내에서의 AI 퍼스트무버를 넘어 글로벌 AI 기술 리더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이퍼클로바는 GPT-3(175B)를 뛰어넘는 204B(2040억개) 파라미터 규모로 개발됐다. 카카오브레인이 헬스케어 산업 내 초거대 AI 모델 연구개발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AI 기술을 활용한 의료영상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현재까지 총 9곳의 대학 병원과 의료영상 분야에서의 초거대 AI 모델 연구를 위한 공동 연구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