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 ‘비타500’ 방부제 파문에 '휘청'
업계 과열경쟁 ‘비타민음료’ 과다복용 위험수위
2005-09-14 권민경 기자
환경연합 “비타민이 아니라 방부제 마시는 것”
광동제약 “조사대상 불분명, 유해성 과장”반박
광동제약의 ‘비타500’을 비롯한 기능성 비타민음료에서 유럽기준치를 훨씬 웃도는 방부제(안식향산나트륨)가 검출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3일 서울환경연합(이하 환경연합)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으로 봤을 때 비타500 어린이용 250ml짜리 팩은 73mg의 방부제를 함유하고 있어 허용 기준치 70mg을 초과했다. 방부제는 비타민음료 뿐만 아니라 일부 다른 음료나 의약품에도 함유돼 있다. 문제는 비타민음료의 경우 국내 제약사들이 비타민음료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소비자들에게 필요 이상의 비타민을 복용토록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타민음료에 방부제가 유럽허용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다는 환경시민단체의 주장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 광동제약측은 “한국의 허용 기준치를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환경연합의 조사가 비타500의 주 소비층인 성인을 대상으로 하지도 않았고 유해성도 과장 시키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9월 13일 환경연합은 기자회견을 열어 “광동제약의 비타500을 비롯한 기능성 음료 8종에서 방부제의 일종인 ‘안식향나트륨’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환경연합에 따르면 광동제약 비타 500의 경우 1㎏ 당 290㎎의 안식향산나트륨이 들어있어 안식향산나트륨이 가장 많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롯데칠성음료 비타파워 260㎎, 현대약품 미에로화이바 70㎎ 순이었다.안식향산나트륨은 미생물 번식 등으로 인한 음식의 부패를 방지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보존료의 일종으로 많이 섭취할 경우 눈, 점막 등의 자극과 기형 유발 가능성이 있는 성분이다. 때문에 식약청에서도 음료와 잼류, 알로에 가공식품 등 일부 식품에만 제한적으로 사용을 허가하고 있다.특히 안식향나트륨은 다른 보존료에 비해 일일허용섭취량(ADI)이 낮아 과량 섭취 주의를 요하고 있는데, 식약청 용역 연구결과 국민1인당 하루 평균 섭취량이 6.65mg으로 오히려 보존료 중 가장 많은 섭취량을 나타냈다.환경연합 한 관계자는 “안식향나트륨의 주요한 섭취원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의 조사 결과 음료를 통한 섭취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최근 탄산음료 등 일반 음료 시장이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비타민 음료와 같은 기능성 음료시장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났다. 기능성 음료의 경우 피로 회복 및 건강 향상에 도움이 될 것 같은 막연한 느낌을 주어 최근 건강 지향적 추세와 맞물려 그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이에 환경연합은 시중에 유통 중인 기능성 음료를 수거해 보존료가 사용된 제품에 대해 안식향나트륨의 함량을 분석한 것이고, 기능성 음료 중에서 보존료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비타 음료의 유아 섭취 현황을 조사했다. 환경연합은 "한국의 허용기준치인 1kg 당 600mg에는 모두 못 미치지만 유럽연합(EU) 기준인 150㎎을 넘는 음료도 있었다"고 밝혔다. 환경연합은 또 “몸무게에 따라 하루 섭취량을 정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의 기준으로 봤을 때 광동제약의 비타500 어린이용 250ml짜리 팩은 73mg의 방부제를 함유하고 있어 몸무게 14kg 이하의 유아에게 허용된 하루섭취량 70mg을 초과하는 것이다” 고 주장했다. 실제로 환경운동이 225명의 유아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6%인 171명의 유아가 이들 음료를 마신 경험이 있거나 현재도 마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유아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환경연합은 “건강음료라는 이유로 많이 팔리고 있는데 유아나 알레르기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광동 “유해성 과장” 환경연합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광동제약측은 “EU 기준보다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EU 수출용이 아닌 이상 모든 기업이 KFDA 기준에 맞게 생산하고 있다” 며 환경연합의 발표를 반박했다. 또 “물론 방부제가 몸에 좋다는 논리는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일반 소비자들은 마치 국내법마저 어기고 생산한 것처럼 오해할 소지가 크고 해당 업체들의 타격이 너무나 크다” 고 해명했다. 광동제약은 “7세 이하 유아를 대상으로 유해성을 논하는 것은 제품의 주 소비층과는 다른, 과장된 발표라고” 주장했다. 광동제약의 엄정근 이사는 "비타500을 위시한 비타민 음료의 주 소비 대상은 유아가 아니다"라며 "특히 조사 대상 제품인 250ml는 성인이 주 고객인 골프장이나 헬스장 같은 곳에서 판매되는 제품"이라 강조했다. 때문에 유아가 아닌 성인 섭취량과 비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유해성도 과장됐다”고 지적하고, "유아가 먹을 수 있는 제품인 비타500 100ml을 기준으로 해도 유럽연합의 기준치를 만족한다"면서 "하루 2병 매일 평생 섭취하더라도 건강에 지장이 없다는 것이 유럽연합의 기준"이라고 주장했다.광동제약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제약사 일각에서는 비타민 음료에 포함된 방부제의 함량이 국내기준을 따르느냐, 유럽기준을 따르느냐 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음료에 그와 같은 함량사실을 전혀 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광동제약은 비타민음료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면서도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은 방부제가 검출된 것으로 조사돼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광동제약의 경우 지난 2001년 국내 최초로 마시는 비타민C 음료인 ‘비타500’을 병제품으로 출시한 이래, 지난해에만 무려 38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제품 종류는 100ml, 210ml, 250ml(팩 제품) 등 3종으로 제조일 기준 각각 700mg, 1470g, 1750mg의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다. 하루 권장량을 10배 이상 초과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용법·용량도 표시되지 않아 무심코 하루 2∼3병을 마실 경우 권장량을 수십배나 초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박카스에도 인식향산나트륨이 함유돼 있지만 의약품으로 규정돼 있어 하루에 한 병만 마실 것을 표기하고 있는 반면 비타민음료는 하루 복용량을 명확히 제한하지 않고 있어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한편 이번 비타민 음료의 방부제 검출 논란에 대해 식약청은 “국내 기준은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비타500은 국제적으로 안전하다” 고 밝혔다. 식약청 관계자는 “환경연합이 섭취량과 섭취 빈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시적인 일일섭취허용량을 넘는다는 이유로 인체에 유해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