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경쟁 '김·나·안·유' 구도…안철수 출마 선언 "수도권 민심 잘 알아"
9일 안철수 당 대표 출사표…"수도권 지도부로 정면 승부해야" '김·나·안·유' 구도 속 나경원·유승민 출마 선언만 남아 대통령실 ,'당심 1위' 羅 견제…'민심 1위' 劉, 10~11일 대구행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오는 3월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사실상 당권 레이스가 본궤도에 올랐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의원을 비롯해 출마 선언만 남은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4파전'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당권의 최종 향배는 수도권에서 갈릴 전망이다.
안 의원은 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최전선은 수도권이다"며 "우리도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 승부해야 한다"고 하며 여기에 자신이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저는 영남에 기반을 둔 수도권 3선 의원이고, 누구보다 수도권 민심을 잘 안다"며 "중도 스윙보터와 2030 세대의 마음을 잘 안다. 오직 총선 승리를 이끌 경쟁력만으로 당 대표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조건으로 당 변화와 함께 보수와 중도, 2030의 통합, 특히 수도권의 승리를 견인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고 거듭 역설했다.
아울러 자신 역시 이른바 '친윤'이라는 점을 역설하며 당심을 두드렸다. 안 의원은 "저는 윤석열 대통령 연대보증인이자 운명공동체라고 말하겠다"며 "윤 대통령이 실패하면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없다. 윤 대통령 성공에 저보다 더 절박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당 대표 출마 선언으로 '김기현, 안철수, 나경원, 유승민' 당 대표 대진표가 사실상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남은 것은 나 부위원장과 유 전 의원이 언제 등판 선언을 하는지가 관심이다.
우선 당심에서 '1강'을 달리는 나 부위원장은 출마 가능성을 예열하며 설 연휴를 전후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6일 KBC광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전당대회 모습을 보면서 관전만 하는 게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마음을 조금 굳혀가고 있는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나 부위원장이 제안한 저출산 고령화 대책 중 하나인 대출 탕감 방안을 공개적으로 저격하면서 나 부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를 견제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지만, '당원 100%'로 치러지는 이번 전대에서 당심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나 부위원장이 출마 결심을 접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실의 견제에 굴복한다면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게 여의도 정치권의 분석이다.
유 전 의원의 경우 지지층을 구분하지 않은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3위 혹은 4위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점이 고민되는 부분이다. 다만 유 전 의원이 출마해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에서 결선투표까지 오를 경우에는 장차 비윤계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어 당내 위상이 크게 오를 수도 있다.
유 전 의원은 오는 10~11일 이틀 동안 자신의 지역구였던 대구를 방문해 지역 언론인 간담회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 가운데 이곳에서 출마 여부에 대한 구체적 입장이 나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