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尹 정부 각종 참사 원인은 제한된 소통 방식"
"尹 정부, 초심으로 돌아가야…도어스태핑 재개해 소통 강화"
2024-01-09 김연지 기자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윤석열 정부 들어 연이어 발생하는 참사에 전문가들은 보고 체계와 방식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태원 참사와 북한 무인기 침투 사태 역시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제대로 대응을 못 하면서 일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9일 <매일일보>와 인터뷰를 한 전문가들은 조직 간의 제한된 소통 방식이 외교·안보 참사를 키웠다는 데 입을 모았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소통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소통이 중요한데 조직의 벽에 부딪혀 일종의 불통 칸막이가 생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배 소장은 이번 북한 무인기 침투 사태와 관련해 "국방부와 안보실 사이의 불통의 문제다. 서로 북한 대응에 대한 입장차가 있을 수 있다"며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보고 시점 조율·내용 수위 조절까지 이뤄지는 것 같다면서, 즉시 보고가 이뤄지지 않는 것을 문제점으로 봤다. 팩트 자체가 제때 보고되지 않으니 지시 역시 명확하게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평론가는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잘못 보고했다가 질타를 받는 게 두려워서 흔히 말해 정보 보고를 할 때 마사지를 좀 하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 입맛에 맞는 보고를 하는 문화가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대통령이 굉장히 독단적인 성향이 강하다 보니 밑에 부하들도 그 입맛에 맞춰 보고를 하게 되는 것"이라며 "팩트를 바로 보고하지 않고, 가공을 하는 시간을 거치다 보니 보고가 늦어지고, 가공된 보고가 올라가니 정확한 지시가 내려오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대통령의 발언 하나하나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좀 더 신중할 필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평론가는 "도어스태핑(출근길 문답) 때도 논란이 많이 됐었는데, 윤 대통령이 너무 여과되지 않은 발언들을 쏟아내는데, 윤 대통령이 모든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발언을 하게 되면 문제가 유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배 소장도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하게 되는 발언 등에 따라서도 부 차원의 대응이 바뀔 수 있다"며 "결국은 소통이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소장은 이태원 참사 관련 정부 대응과 관련해 "참사 대응 조치에 대한 시각차가 뚜렷하다. 윤 대통령은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반면, 야당과 유가족들은 정치적 대응까지 포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사퇴시키지 않으려면 그 이유에 대해 국민들께 소상히 설명하고, 그 결정에 대해 대통령이 분명한 책임을 지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대통령실과 집권 여당의 보이지 않는 충돌로 원활한 국정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배 소장은 "대통령도 어떤 사적인 영향력보다 공적인 제도화에 역점을 둬야한다. 지금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도 지금 윤심이 사실상의 지배적인 변수가 돼 버렸는데 당과 대통령의 관계가 계속 사적 기반의 관계가 기준이 되면 무리수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참사 정부'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소통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태핑 부활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이 평론가는 "현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의 패턴을 그대로 지금 쫓아가고 있는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도 처음에는 소통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할 것처럼 했지만 점점 소통의 기회가 줄어들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도어스태핑도 다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