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안보·외교' 尹 정부는 '참사정부'인가…회피와 부인 일관

윤석열 정부, 1년 지나지 않아 다양한 분야서 문제 속출 윤 대통령 '독단적 성향'에 보고 체계 무너져…소통 부재 결과

2024-01-09     염재인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이상민 "경찰·소방 미리 배치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아냐"
군 당국 "적 무인기는 비행금지구역을 침범하지 않았다"
대통령 "미국과 '핵 공동연습' 개념 논의 중"…바이든 "NO"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국민 안전부터 국가 안보, 외교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불통 정치'가 국가 시스템 전반을 경직시키는 주요인이 됐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의 독단적 성향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문제들을 만들고, 이를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가 국민과 소통하려고 했던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꼬인 실타래를 풀 수 있는 해법이라는 의견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들어 발생한 사고들과 이에 대한 대응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대신해 정부에 우호적인 매체와 단독으로 신년 인터뷰를 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실효적 확장 억제를 위해 미국과 핵에 대한 '공동 기획, 공동 연습 개념'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NO (아니다)"라고 부인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대통령의 말실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대통령실은 "로이터 기자가 거두절미하고 '핵전쟁 연습을 (논의) 하고 있는지' 물으니 당연히 'No'라고 답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반박하며 부인으로 일관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대통령) 본인이 각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지 않느냐. 그냥 자신이 내키는 대로 얘기해버리면 문제가 유발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무인기 영공 침투도 마찬가지다. 당초 북한 무인기가 서울 핵심 구역까지는 진입하지 않았다고 자신하던 군은 약 일주일 만에 입장을 바꿨다. 앞서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북한 무인기의 '비행금지구역(P-73) 침범 가능성'이 사실로 확인됐음에도, 여권에서는 김 의원이 북한과 내통한 게 아니냐는 입장을 내면서 사건에 대한 책임은커녕 남탓만 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이 같은 안보 잡음에 대해 "군사 정보 중심의 안보도 상호 간 소통이 중요한데, 조직의 벽에 부딪혀서 국방부와 안보실 간 일종의 '불통 칸막이'가 생겼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부근에서 할로윈 축제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이태원 참사'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는 159명, 부상자는 196명이었다. 사망자 수 기준으로 볼 때 역대 최대 압사 사고다. 이태원 참사는 경찰과 행정당국의 안전 관리와 통제 부족으로 발생한 사고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날부터 몇 차례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압사 사고를 우려하는 내용으로 수많은 신고가 들어왔지만 결국 대참사로 이어지고 말았다. 참사가 발생한지 넉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정부 어느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배 소장은 "야당과 유가족들의 주장은 (대통령이) 정치적 대응까지 해달라는 것"이라며 "결국 참사 대응 조치에 대한 시각차가 드러나는 것인데 대통령의 책임 관련 메시지는 굉장히 어정쩡하다"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여러 분야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결국 형태만 다를 뿐 대통령의 '불통 정치'에서 기인한 것이라는데 입을 모았다. 이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으려면 정부가 출범 당시 가졌던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 평론가는 "윤 대통령은 굉장히 독단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부하 직원들도 사실을 곧바로 보고하지 않고 가공하는 시간을 거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즉시 보고가 안 이뤄지는 것"이라며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흔히 얘기하는 초심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소통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건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