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피처 아냐"…'브라질 트럼프' 본국 압송되나

보우소나루, 대통령 비자로 미 플로리다 피신 미 하원의원들 "미국은 독재자 도피처 아냐"

2024-01-10     염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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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미국에 체류 중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본국 송환 여론이 미국에서 커지고 있다. 백악관도 그의 신병을 인도해야 할 경우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본국 송환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호아킨 카스트로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보우소나루는 브라질 내 테러리스트를 선동하는 데 '트럼프식 각본'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우소나루는 플로리다에 있어선 안 된다"며 "미국은 브라질의 테러를 부추긴 독재자의 도피처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미 국회의사당이 파시스트의 공격을 받은 지 약 2년이 지난 지금, 브라질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미국은 피난처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하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추방을 요구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에 패배하면서 미국 플로리다에 머물고 있다. 그는 대선 과정에 전자투표 시스템의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한 데 이어, 대선 이후에도 낙선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본국 송환 여론이 들끓자 백악관은 그의 신병 문제에 대해 일단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다만 브라질 정부의 요구가 있을 경우 관련 절차를 통해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8일) 기자들과 만나 "그의 비자 문제는 국무부의 영역"이라며 "우리는 개별 비자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만약 (브라질 정부로부터 신병 인도를) 요구를 받는다면 통상 절차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해 향후 추방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임기 종료 이틀을 앞두고 미국으로 피신했다. 당시 현직 국가원수 신분이었기 때문에 외국 대통령에게 부여되는 A-1 비자를 소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해당 비자는 국가 원수직에서 퇴임하면 정지된다.  앞서 브라질에서는 지난 8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브라질 의회와 대통령궁, 대법원 등에 난입해 폭력을 행사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등 브라질 삼부 요인은 이튿날(9일) 성명에서 "어제(8일) 브라질리아에서 발생한 테러, 기물 파손, 쿠데타 등 각종 범죄 행위자를 거부한다"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