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의 ‘말도 많고 탈은 없었던’ 출판기념회

자전에세이집 출간 놓고 잡음일어

2009-09-18     두민영 기자

[매일일보=두민영 기자] 지난달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는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의 자전에세이 ‘창조바이러스 H2C’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 회장은 삼성그룹 공채 11기 평사원으로 출발, 업계 12위에 불과했던 홈플러스를 4년 만에 업계 2위로 끌어올린 입지전 적인 인물로 손꼽히고 있다. 그의 저서 ‘창조바이러스 H2C’는 홈플러스를 10년 만에 매출 10조여원대의 기업으로 초고속 성장시킨 성공비결과 함께 어린시절부터의 성장 과정을 수수하게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주 경제경영부문 베스트셀러 5위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의 출판기념회를 둘러싸고 잡음이 일어 세간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다. 이번 출판기념회가 회사차원에서 성대하게 치러지다 보니 적지 않은 논란과 루머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약 1억원에 육박하는 행사비용 가운데 6천여만원을 회사 법인카드로 처리했다는 루머가 나돌아 관계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당시 호텔측이 행사비용의 빠른 정산을 요구, 우선 법인카드로 행사비용을 결제한 뒤 향후 이 회장이 이를 자비로 상계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었다. 하지만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같은 루머에 대해 “행사 이전부터 이미 비용문제는 회사와 관계없이 회장님이 개인적으로 계산한 것으로 안다”라며 이같은 루머를 일축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 회장의 출판기념회가 열린 행사장에 그의 저서 주문서를 비치, 판매신청이 이뤄지며 이번 출판기념회를 둘러싼 부정적인 시각이 불거졌다. 유통업계 2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홈플러스인 만큼 적지 않은 협력업체 관계자들도 이번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던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

이런 행사장에 ‘책 주문서’를 비치, 판매행위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식품은 물론 의류, 농수산물 등 홈플러스에 자사의 상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이 이 회장의 저서를 수십권부터 1천권까지 주문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주 거래처 회장이 책을 출간했기 때문에 ‘관례상 주문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하소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홈플러스 관계자는 “이번 행사장에서 책을 강매한다든지 하는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라며 “책 주문서 역시 주최측이 아닌 출판사측에서 비치해 놓은 것으로 회장님의 의중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의 입지전적 인사 중 한사람으로 꼽혀온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의 이번 자전적 에세이집은 전문가들도 ‘어렵지 않은 책’ ‘CEO의 자서진 치고는 소박하고 수수한 책’이라는 등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출판기념회를 둘러싼 온갖 논란들은 이 회장의 출간의도를 빛 바라게 만들었다는 아쉬움을 남겨놓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