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주식‧채권 매도세…석달만에 순유출 전환
12월 채권 27.3억달러 팔아…국고채 만기·스왑이율 하락 영향
2024-01-12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3조원 넘는 국내 주식·채권을 팔아치웠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외국인 증권(주식·채권) 투자자금이 24억2000만달러 순유출됐다. 해당 월말 환율(1,264.5원)을 기준으로 약 3조601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순유출은 지난달 한국 주식·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들어온 자금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10월과 11월에는 자금이 각각 27억7000만달러, 27억4000만달러 순유입됐지만 석 달 만에 순유출로 돌아섰다. 후 석 달 만에 순유출로 돌아섰다.
증권 종류별로는 외국인 채권투자 자금이 27억3000만달러 순유출됐다. 32억3000만달러 순유출됐던 2019년 1월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대 유출 수준이다. 한은 측은 외인 투자 자금이 완전히 본국으로 돌아갔는지 재투자 자금으로 대기 중인지 알 수 없지만, 12월 집계를 통해 순유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외국인의 주식투자 자금은 3억100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10월 이후 3개월 연속 순유입이다. 하지만 규모는 21억달러 순유입됐던 11월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한은 측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지속 경계감 등으로 주식자금 순유입 규모가 줄었다는 입장이다. 채권 자금의 경우 만기도래 규모 증가, 한미 금리 역전 폭 확대로 인해 차익거래 유인 축소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 국채(외국환평형기금채 5년물 기준)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월평균 53bp(1bp=0.01%포인트)로 집계됐다. 11월(57)보다 4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일종의 보험 성격의 금융파생상품이다. 해당 국가 경제의 위험이 커지면 대체로 프리미엄도 올라간다.
박진형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12월로만 보면 순유출 전환 요인은 국고채 만기가 많았었고. 외국인들이 환헤지를 하고 투자했을 때 추가적인 이익 폭이 전월에 비해 줄었다”며 “채권 환헤지 방식은 선물 매도 방식 있지만 스왑거래를 많이 한다. 스왑 체결 시점보다 12월 들어 현물 환율과 선물환율 차이가 줄어든 게 외인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