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연체율에 카드 한도 줄어든다

연체 규모 1조4000억원…건전성 대응 시급 리스크 높은 고객 중심으로 ‘한도 조정’ 착수

2023-01-12     홍석경 기자
카드사들이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카드사들이 일부 고객들의 이용 한도를 강제로 축소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조달 금리가 크게 오르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카드론 등 대출 부실 우려마저 커지고 있어서다.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 카드값 상환 등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판단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여신업계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연체율은 우리카드 0.92%, 신한카드 0.86%, KB국민카드 0.78%로 집계됐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는 직전년도 말에 비해 연체율이 각각 0.06%포인트(p), 0.26%p씩 상승했다. 반면 KB국민카드는 0.04%p 내려갔고, 같은 기간 하나카드는 0.11%p 하락했다. 업계 연체율이 전반적으로 낮게 나오는 배경은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유예 조치를 해온 영향이다. 실제 연체율은 더 높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신용카드 연체액은 1년도 안 돼 1000억원 이상 불어난 상황이다. 전체 연체 규모는 1조4000억원을 넘기면서 건전성 대응이 시급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카드 등 8개 카드사의 1개월 이상 연체액은 1조4076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0.8%(1366억원) 늘었다. 카드사의 연체액이 1조4000억원 넘긴 것은 2020년 3월 말 이후 처음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의 연체 보유량이 344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민카드(2790억원) △현대카드(1941억원) △삼성카드(1934억원) △롯데카드(1662억원) △우리카드(1347억원) △하나카드(780억원) △비씨카드(177억원) 순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작년 말부터 현대·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카드 등 주요 카드사 대부분이 한도 하향 조정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는 고객의 신용등급이 낮거나 자산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에 있어 한도 조정을 시행한다. 관련 모범규준에 따라 카드사는 본래 정기적으로 신용카드 회원의 이용 한도를 조정할 수 있다. 카드사들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여신전문금융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조달비용이 늘어나자 주요 혜택마저 축소하고 있다. 카드사가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여전채(AA+·3년물) 금리는 지난해 초만 해도 2.423%였다. 하지만 지난 9일에는 5.141%로 불과 1년 새 두 배 이상 올랐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카드사의 이자 비용이 전년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 플랫폼에서 제공하던 현금성 캐시백 혜택 역시 대거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