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 잡자” 은행권 유치경쟁 후끈
하나銀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신한銀 개인·WM그룹 출범
KB금융 자산관리사업부분 신설…은행‧증권 ‘원팀’ 체제
2024-01-12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은행권의 자산가 유치 전략이 조직 정비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금융지주 차원에서 힘을 싣는가하면, 은행 내부 조직을 정비해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앞서 서초, 압구정 등 고객자산가 밀집지역에 센터를 수립해 고객 접점을 확보한 후라서, 올해는 컨트롤 타워의 역량이 돋보일 것이로 전망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자산관리 상담의 효율성을 높였다. 종합 자산관리를 총괄하던 리빙트러스트에서 상담조직을 별개로 분리해 자산관리컨설팅센터를 출범했다. 자산관리컨설팅센터는 초고액 자산가를 상담하는 패밀리오피스팀은 물론, PB를 대상으로 하는 상속증여팀, 부동산을 전문으로 부동산자문팀으로 꾸려진다. 센터는 리빙트러스트센터와 별개로 WM본부 직속이다. 센터장은 아직 배석하지 않았다.
지난해 압구정에 상속증여전문PB센터를 오픈한 하나은행은 해당 센터를 리빙트러스트센터에 결합해 고객 접점을 강화했다. 리빙트러스트센터의 업무 과중을 고려해 조직 분리를 통한 기존 상담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자산관리 경쟁력 강화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KB금융지주는 AM(Asset Management·자산관리) 사업 부문을 신설했다. AM 사업 부문은 박정림 총괄부문장이 관할한다. 투자‧자산운용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AM부문을 만들었다.
박정림 부문장은 KB증권 대표이사를 지낸대다 국민은행에서 WM그룹 부행장을 역임했다. 그룹 전반 자산관리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WM그룹에서 손발을 맞췄던 국민은행 최재영 그룹장은 지난해 말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최 부행장은 지주, 증권, 손해보험을 겸직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현재는 격변기인 디폴트옵션 안착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KB금융의 자산관리 사업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열사인 KB증권에 초점을 두기 시작하면서 올해는 새로운 사업 구상이 실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개인그룹과 WM그룹을 통합한 개인·WM그룹을 출범했다. 해당 그룹은 개인그룹과 다르고, 생애주기별 고객관리 연계 시스템에 힘을 실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그룹장은 연임에 성공한 정용욱 부행장이 맡는다. 정 부행장은 그간 경영지원그룹장으로서 진옥동 은행장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해왔다. 진 행장이 3월부터 회장에 오를 예정이라 정 부행장과 그룹과의 소통이 한층 원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WM그룹은 해체됐다. WM그룹을 이끌었던 안효열 WM그룹장과 이영종 퇴직연금그룹장은 은행에 집중한다. 은행 WM 사업 측면에선, 매트릭스 체제로 신한금융투자와 연계 사업을 하면서 고객을 증권사로 연계해야하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자율 경쟁 체제가 한층 강화됐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이같은 자산관리 조직 정비는 은행을 찾는 자산가들의 발걸음 재촉하는 컨트롤 타워의 역량을 보여줄 것으로 주목된다. 시장은 초고액자산가는 물론이고 소규모 자산가들의 절세전략, 신탁상담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필요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의 자산관리에 맞는 은행을 찾아 상담 받는 게 유리하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초고액 자산가에 집중됐던 WM 사업이 이제는 일반 자산가로 저변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담을 통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새로운 시장을 발견해 대처하기 위해 그룹 상황에 맞는 인사 편제를 갖춰가는 모습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