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주식신용거래 28개월래 최소
증권사 대출 이자율 10% 돌파…증시 부진·이자 부담 ‘이중고’
2023-01-15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주식 신용거래 규모가 28개월 만에 최소로 집계됐다. 주식시장 부진과 맞물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두 자릿수까지 급등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한 영향이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5조8102억4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 중 아직 증권사에 갚지 않은 자금이다. 지난 2일 기준 16조 5311억 2400만원 규모였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감소세를 지속해 15조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2021년 8월 25조원대까지 늘어났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5조원까지 줄어든 것은 지난 2020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렇게 ‘빚투’ 규모가 감소세로 전환한 배경은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10%대까지 높아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9개 증권사의 평균 이자율도 △1~7일 5.79% △8~15일 7.42% △16~30일 7.92% △31일~60일 8.53% △61~90일 8.90% 수준에 달했다. 유안타증권의 31일 이상 150일 이하와 삼성증권 91일 이상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10.1%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도 91일 이상 이자율을 기존 9.75%에 0.25%포인트 올려 10%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61일 이상과 DB금융투자의 91일 이상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도 각각 9.9%로 집계돼 10%에 육박했다. KB증권·SK증권의 91일 이상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9.8%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기업어음(CP)·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금리를 기준으로 신용프리미엄 등에 따른 가산금리를 더해 산정되는데, 지난해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도 뛰었다. 지난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신용거래융자 이자 부담은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자율 상승에 변동성 장세까지 겹치면서 이중고를 앓고 있다. 이달 5일 기준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5.9%로 나타났지만, 이달 2일과 3일에는 각각 11.0%, 13.0%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높아 비용이 많이 드는 상태에서 반대매매 위험까지 크기 때문에 적절한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