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카드사 ‘동남아 장사’ 잘했네
해외 순이익 전년比 99.1%↑…할부·리스 진출 활발
아시아 신흥국 인구 많고 성장 잠재력 ‘무궁무진’
2024-01-15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보험사와 카드사들의 동남아 진출 성과가 궤도에 올랐다. 아시아 신흥국들은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잠재력이 풍부한 시장이다. 특히 우리나라보다 금융시장 기반이 약할뿐더러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해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는 금융회사들이 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보험사 해외점포 순이익은 9080만달러(119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4560만달러(600여억원)와 비교해 무려 99.1% 성장했다. 해외 시장에 점포를 두고 있는 보험사는 생명보험, 손해보험 각각 4개사, 7개사로 11개국에서 총 38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요충지는 단연 동남아 시장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베트남(5곳) 인도네시아(4곳) 등 동남아가 가장 많고, 기존 중국(5곳)을 포함해 아시아에선 모두 23곳이 운영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영국과 스위스에 각각 3곳, 1곳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에 해당하는 약 2억8000만명의 인구에 매년 5% 이상의 경제 성장률도 보이고 있다. 베트남 역시 인구가 1억명 수준인데 올 경제성장률 예상치가 8% 수준이다. 하지만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베트남 전체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사매출(수입보험료)이 차지하는 비율은 3%에 불과하다.
보험사 해외 진출 성과를 얘기할 때 ‘한화생명’을 빼놓을 수 없다. 한화생명은 2005년 12월 베트남 하노이에 주재 사무소를 개설한 후 2009년 4월 한국 생명보험사 최초로 베트남 보험 시장에 진출했다. 한화생명의 베트남 법인은 작년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 각각 85억원, 114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333.9%, 494.9% 늘었다. 올해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은 온라인 비대면 연금 상품을 출시하는 등 새로운 시장 확대에도 뛰어들고 있다. 보험 침투율이 낮은 시장 특성상 연금보험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조직개편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화재의 경우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일반 보험 부문 산하 글로벌전략팀을 신설했다. 글로벌전략팀은 기존 글로벌사업부 투자전략파트의 업무 세분화에 따라 격상된 조직이다.
우리나라에서 영업환경 악화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카드사들도 아시아 시장에선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신한카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에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작년 상반기 해외에서 얻은 당기순이익은 113억3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4배 증가했다.
KB국민카드도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해외법인에서 지난해 상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8배 성장한 120억91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또 최근에는 캄보디아 사업 다각화를 위해 현지 리스사 ‘아이파이낸스리싱’(IFL)을 인수하기도 했다. KB국민카드는 단기적으로는 상품 다각화를 통한 신규 고객 확보 등에 나서고, 중장기적으로는 리스사를 ‘KB 대한 특수은행’으로 통합해 지방으로 영업 지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롯데카드는 베트남 롯데파이낸스베트남 법인을 통해 현지 전자상거래업체와 손잡고 하반기 후불결제(BNPL)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카드 역시 우리은행이 20년 전부터 기반을 다진 인도네시아에서 할부 금융사 ‘바타비야프로스페린도파이낸스’의 주식 지분을 인수해 지난해부터 자동차 금융 사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