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완화에 증시 안도랠리…추가상승 개미 '투심'에 달려
美 물가 고점 확인·외국인 귀환까지...코스피 상승 호재로
개미들 이달 3조 넘게 순매도..."랠리 오래 못가" 신중론도
2024-01-16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과 금리인상 종료 시점이 확인되며 국내 증시가 연초부터 연일 상승장을 연출하며 예상밖 랠리를 거듭 중이다.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이 14개월 만에 최속폭인 6.5%로 좁혀지며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지표로 확인됐고, 금리인상 우려 완화와 외국인 수급 상황과 맞물려 본격적인 반등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다만 일각에선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6.5% 올랐다. 전년 대비로 5개월 연속 CPI가 감소한 것이다. 또한 6.5% 상승은 지난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소폭이다.
지난해 6월 9.1%까지 치솟았던 CPI 상승률은 10월 7.7%로 둔화한 데 이어 12월에는 6%대 중반으로 내려온 것이다. 특히 12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1월까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의 3개월 평균 상승률은 4.3%로 1년여 만에 최소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오는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 폭을 25bp까지 낮출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이후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감이 살아났다"며 "미국 CPI도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면서 연말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될 거라는 기대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증시 상승 원인으로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감을 꼽으면서 "물가가 고점을 지났다는 신호, 고용상황이 견조해 경제가 탄탄하다는 안도감을 줬다"고 분석했다.
실제 코스피는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특히 새해 들어 코스피에서만 3조원 넘게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 수급 증가와 맞물려 당분간 코스피가 반등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현재 금융위기 시기 수준으로 떨어진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과 원화 강세 효과 등을 이유로 중장기적으로 외국인의 순매수 우위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반면 시장의 너무 앞선 기대를 경계하라는 주장도 나온다. 연준이 현재 고강도의 양적긴축(QT)를 계속 진행하고 있고, 긴축 영향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증시 상승세가 계속될지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가가 계속 오르려면 인플레이션 위험 소멸, 기업 실적 회복과 같은 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상승이 경기 확장이나 기업 실적 호전 등이 뒷받침된 게 아니라 통화정책 기조 완화, 환율 안정 등 기존 악재가 줄면서 반응하는 부분으로 볼 수 있다"며 "가격 반등에 앞서나가는 기대를 하게 되면 투자자들의 혼선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이 2019년 상반기와 유사한데 그때도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됐지만 QT가 지속됐기에 결국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금리인상 뿐 아니라 QT에 대한 중앙은행의 태도 변화가 확인돼야 진짜 증시의 변곡점이 나왔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동학개미들이 연초부터 연일 매도에 나서는 흐름도 향후 지수를 끌어올리는 데 발목을 잡을 수 있을거란 우려가 나온다. 투자자별 거래 실적을 살펴봐도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 코스피에서만 약 3조3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장기간 하락세에 지친 데다 올해 경기도 나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월 시장 참여자들은 경기 침체 강도, 인플레이션 레벨 다운, Fed 정책 변화 등 기존의 악재들과 계속 마주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주식시장의 방향성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연속 경신하는 문제가 아니라 반등의 탄력이 어느 정도 될 것인지에 관한 문제로 귀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