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곱버스’ 올라타는 동학개미

증시하락 ‘베팅’ ETF…최근 일주일 새 2400억원 유입

2023-01-16     홍석경 기자
1일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들이며 증시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 통상 곱버스나 인버스는 기관들이 주로 헷지에 활용하는 상품이다. 헷지란 자산의 변동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투자 활동을 의미한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을 수익률을 내기 위한 성향이 강하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였다. 241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난다. 지수 수익률을 역으로 2배 추종해 ‘곱버스’로도 불린다. 개인 순매수 2위인 한국항공우주산업(801억원)과 비교하면 곱버스 상품에 3배 더 많은 투자금이 몰렸다. 개인은 코스피200 선물지수 수익률을 1배 역으로 추종하는 ‘KODEX 인버스’도 403억원어치 사들였다. 지난달 개인은 코스피지수가 상승해야 수익이 나는 ‘KODEX 레버리지’ ETF를 2319억원어치 순매수했으나 이달 들어서는 같은 종목을 122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증시 부진에 개인 순매수 1위를 달리던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순매수 리스트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 자리엔 코스피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곱버스’가 자리했다. 증권가에선 1월에도 국내 증시 변동성이 극심해 코스피 지수가 2150선까지 밀릴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식 7709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4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이다. 이달 2일과 3일엔 각각 591억원, 691억원 규모 순매수했지만 이후 매도 전환해 7일간 삼성전자 8991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낙폭과대주를 집중매수하는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1월에도 국내 증시는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임금 상승 압력이 커진 가운데 통화정책 완화도 기대하기 힘들어서다. 1분기 후반 중국 경기 개선이 이뤄질 경우 증시 반등을 기대할 수 있겠으나,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어닝 쇼크에 따른 주가 급락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