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1인 가구 증가, 산업계 양극화 가속

불경기, 물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1인 가구 증가 저출산 고령화 문제 유발… 산업계 전체 위축 우려

2023-01-17     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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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용 기자]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저출산, 고령화, 대·중소기업 간 격차 등 사회 문제가 유발되고, 결국 국내 소비 시장의 축소라는 경제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국민들이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로 2030년 1인 가구 소비 시장은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1인 가구에 특화된 시장에선 소수의 대기업만 살아남은 기형적 구조의 변혁이 예고됐고, 코로나19 이후 도태된 소상공인들은 더욱 빠르게 폐업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의 '2021년 소상공인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지난해 소상공인 사업체 수는 411만7000개로 전년대비 0.2%(1만 개) 감소했다. 폐업률은 크지 않지만,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빚을 지고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체 부채 보유비율은 59.2%로 전년보다 1.9%포인트 증가했다. 그중 소상공인 사업체의 총부채액은 426조원으로 전년보다 29조 5000억원(7.4%) 증가했다. 대기업 위주의 편의점 및 밀키트 시장이 대흥행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총 3억6000만개에 이르는 상품을 판매했고, 이 중 1위 카테고리는 가정간편식으로 집계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해 관련 시장이 5조원 대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같은 대상을 두고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사업 방향을 선회한 대기업은 성장을, 변화된 시장에 발 맞추지 못 한 소상공인은 가중된 부담에 퇴보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1인 가구 증가의 주요 원인은 △과도한 물가 상승 △부동산 임대료 증가 △대·중소기업 간 급여 격차 등이 꼽힌다. 실제로 통계청의 비혼 사유 설문조사에 의하면 결혼자금 부족(28.6%), 고용 불안정(14.6%), 출산과 양육 부담(12.8%) 등으로 경제적 측면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최근 소비자 물가가 외환위기 이래 최대로 오른 데다가 부동산 가격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여기에 중소기업계가 글로벌 이슈로 경영난을 겪으며 고용 또한 위태로워졌다. 1인 가구 증가가 고착화 될 경우,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화된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종사자는 국내 90%를 차지하는 만큼, 결국 사업 규모별 소득 격차는 더욱 커지고 국내 소비 시장이 무너지게 된다. 근 미래에는 국내 인구가 줄어들어 소비 시장이 작아지고, 일할 사람까지 줄어들면 산업계 전체가 위축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기업 또한 소상공인과의 상생 없이 1인 가구 시장에만 초점을 둘 수 없는 셈이다. 업계는 1인 가구의 단기적인 시장 규모만 바라보고 정부와 기업들이 이에 맞춘 정책과 마케팅 전략을 내놓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경우 오히려 혼자 사는 것에 안주하는 청년들이 더 늘어나 비혼자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경제 위기로 가정을 이루는 것보다 혼자 사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끼는 국민이 많다”며 “다만, 1인 가정의 증가는 저출산·고령화로 이어져 결국 국민연금 소실 문제를 만든다. 정부와 기업은 경기가 어려울 수록 가정을 이룬 이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