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에 금값 9개월래 최고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 3개월 수익률 최고 약 15%

2024-01-17     이보라 기자
사진=픽사베이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미국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인플레 방어 수단인 금으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17일 뉴욕상품거래소(NYSE)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금 선물(2월물)은 온스당 1921.7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4월 26일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금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ETF 상품도 잘 팔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KODEX 골드선물(H)’은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74억원이 순유입됐다. 지난해에는 351억 순유출됐다. 가격은 작년 10월17일부터 전날(16일)까지 1만990원에서 1만2635원으로 14.96% 올랐다. ‘TIGER 골드선물(H)’도 지난 한 해 동안 11억이 순유출된 반면 올해 1일부터 이날까지는 20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상품 역시 작년 10월17일부터 전날(16일)까지 1만1775원에서 1만3520원으로 14.81% 상승했다. 전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도 신흥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KCIF)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금 매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0% 증가한 약 400톤을 기록했다. 세계금협회(WGC)는 터키(31.17톤), 우즈베키스탄(26.13톤), 인도(17.46톤), 카타르(14.77톤) 등 신흥국이 지난해 3분기 금 매입량 증대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수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통화정책과 글로벌 경기 국면의 변화를 고려할 때 금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금값은 환율이 약세를 보이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강세를 보인 달러는 올 들어 1230원대까지 기록했다. 유안타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올해 완만한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까지는 환율의 방향성에 대해 확신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요인이 많이 발생했다면 지금부터는 전반적인 경기방향성과 가격지표의 흐름도 컨센서스가 모아진 상황”이라며 “과도한 오버슈팅이 발생했었던 만큼 지금부터는 추가적으로 완만한 원화 강세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원‧달러 환율 반등 흐름이 예상되며 현재 금 가격이 고점을 형성하고 있어 매수 적기가 아니라는 조언도 나온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고 일시적으로 추가 하락할 수 있으나 이르면 설 연휴 전후부터 반등해 올 상반기에는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엔 다소 해소되는 상고하저 흐름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석현 연구원은 “금 가격을 전망하기는 어려우나 역사적으로 볼 때 금 가격이 고점 근처에 온 것으로 보이기에 매수하기에 매력적인 가격은 아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