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현안 질의…여야 '강제징용·尹 외교 논란' 충돌
17일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서 여야 공방
野 '대통령 발언 등' 비판에 與 엄호 태세
2023-01-17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여야가 일제 강제징용 배상 해법과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의 적은 이란' 발언, 북한 무인기 등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관련 현안에 대한 야당의 거센 공격에 여당은 방어하는데 주력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외교부와 통일부를 대상으로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일제 강제 징용 배상과 관련해 최근 정부가 제시한 '제3자 변제' 방안과 윤석열 대통령의 UAE 순방 중 발언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먼저 여야는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배상 해법으로 제3자 변제 방안을 추진하는 것을 놓고 격돌했다. 국민의힘은 외교부의 '제3자 변제 방안'을 옹호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대일 굴욕 외교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일제 위안부 관련 2015년 한일 합의를 상기하면서 "충분하지 않았지만 양국 간 합의했고, 우리가 요구하는 대로 일본 정부가 10억엔을 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에서 사과도 했잖나. 그렇게 합의를 했고 피해자 중 70% 가까이는 그걸 받아들였다"며 "그런데 정부가 바뀌면서 실질적 파기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일본 참여 하나 없이 한국 기업만 갈취해 배상하는 안은 지금까지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던 안"이라며 "대법원 판결 이후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여러 안이 나왔지만, 이렇게 치욕적인 안은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윤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이라는 발언을 두고도 강하게 충돌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외교 참사'라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사실에 근거한 발언이라는 취지로 맞받아쳤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참석한 조현동 외교부 1차관에게 '(윤 대통령 발언은) 사전에 준비된 건가. 외교부에서 준비했나. 대통령실인가 아니면 대통령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한 발언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조 차관은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당초 외통위는 일본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 현안 질의를 위해 열렸지만,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발언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날 대통령실은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취지의 말씀"이라고 해명했지만, 야권은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조 의원은 "국민이 윤 대통령 해외 순방 갈 때마다 불안해한다. 이번 순방에서도 대통령이 어김없이 사고쳤다"며 "외교 안보 한마디가 얼마나 심각한 파장 일으키는지 외교부 잘 알지 않나. 더군다나 지금 세계 어느 나라도 '주적'이라는 표현 안 쓰거나 폐기했다. 우리 안보와 국익에 전혀 도움 안 되는 충격적인 발언을 또 사고 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 차관은 "장병 격려 차원"이라는 기존 외교부 입장을 반복하면서 "(대통령이) 한-이란 관계에 대해 직접 언급하신 바는 없다"고 해명했다.
조 차관 발언에 정 비대위원장은 "UAE는 군사력도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필요한 거다. UAE 국민들은 이란을 최대 위협 국가로 보고 있고 적대적 인식을 갖고 있다"며 "다만 표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거지 UAE가 국방력이 필요한 건 당장 이란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정 비대위원장은 의견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조 차관에게 "아랍 입장에서 가장 위협을 느끼는 나라가 어딘가 중동에선. 이란 아닌가"라고 물으면서 여러 차례 답변을 요구했다.
이날 현안보고에는 김기웅 통일부 차관이 참석해 북한 정세에 대해 분석하는 한편, 북한 도발 대응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발언했다.
김 차관은 북한이 우리의 대비태세에 무분별한 군비 증강 등으로 반발하고, 기존 '대적 투쟁원칙' 기조를 고집하며 긴장 국면 지속을 예고했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는 단호히 대처하면서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북한 도발 시 강력한 한미동맹에 기반하여 압도적·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