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사들 PF 늘린 지방銀 ‘예의주시’
부동산PF 비중 JB 11.6%, DGB 7.2%, BNK 6.9%
“이르면 올해 하반기 위험도 숫자로 확인할 수도”
2024-01-18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금융권 중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비중이 높은 지방금융사를 중심으로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부동산PF를 급격히 늘린 지방금융권에 “아직은 숫자로 확인할 수 없지만 향후 변화를 예의주시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께 연체율 등 위험 지표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18일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기준 금융지주사 중 부동산PF 익스포저 비중은 최대 10%를 웃돌았다. 대표적으로는 익스포저 비중 11.6%(5조4710억원)를 기록한 JB금융이다. 업계에서도 “연체율 10% 이상은 관리가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한다.
JB금융은 3분기 대출 확대에 힘입어 이자장사로 크게 벌어들였다. 이자이익은 448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9% 늘었고, 전년동기대비 20.8% 성장했다. 해당 분기 순이자마진은 3.17%를 기록, 전분기 대비 0.14%포인트 올랐다.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반면 자본확충은 더뎠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계에서는 JB금융의 주력계열사인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자본적정성에 대해 “타 은행에 비해 저조하다”며 경고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총자본비율)은 각각 14.02%, 14.83%를 기록했다. 전북은행은 작년 3월말 13.95%를 기록, 14%를 밑돌기도 했다. 최소 15%를 상회한 여타 지방은행 대비 신통치 못했던 지표가 계속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기홍 회장 체제에 있어 무리한 이자수익 확대는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 JB금융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인 이승국 상무는 TF 가동은 물론 지주 차원 자회사 경영관리를 제시했지만, 올해 지표 하락을 염두한 뚜렷한 대응책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도리어 안정성에 대한 지난 지표만 주구장창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DGB금융과 BNK금융 부동산PF 익스포져 비중도 부정적 평가가 나오기는 마찬가지다. DGB금융의 지난해 3분기 부동산PF 익스포저 비중은 7.2%, BNK금융은 6.9%다. 다행인 점은 부산은행의 자본비율은 16.80%, 경남은행은 15.79%, 대구은행은 15.78%로 JB금융에 비해선 안정적이라는 점이다. 전북은행 대비 부산은행의 경우 2.78%p 앞섰다.
지방금융의 불안한 지표는 4대 금융지주의 안정적인 상황과 대비된다. 4대 금융지주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비중은 신한금융지주 2.3%(8조9000억원), KB금융 2.2%(9조5000억원), 하나금융 2.2%(6조2000억원), 우리금융 0.7%(2조5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방금융의 부동산 PF 규모로 따지자면 4대 금융지주와 같은 조 단위지만, 충당금 규모면에서는 4대 금융지주가 월등히 앞서기도 한다.
지방금융의 건전성과 관련해 한 신평사 관계자는 “주력 자회사인 지방은행 특성상 익스포저가 지역 기반으로 구성된대다 연체율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시중은행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코로나 이전이었다면 부각되지 않았을 금융지원 종료와 맞물린다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숫자상 문제가 있다고 드러나지는 않고 있어서, 섣불리 리스크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부동산PF 뿐만 아니라 금리 상승도 건전성 악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 건전성 이슈가 지방금융 자회사인 은행으로도 전위될 수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 위험도를 숫자로 확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