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정책포럼 '사의재' 첫발…정치적 해석엔 선긋기

18일 공식 출범…문 정부 장·차관 및 靑 출신으로 구성 전 정부 ‘성과 계승’ 의미…친문 구심점 가능성은 일축

2023-01-18     염재인 기자
문재인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문재인 정부 당시 장·차관 및 청와대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정책 포럼 '사의재'가 18일 공식 출범했다. 사의재는 문 정부 성과를 계승하고 정책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목적으로 출발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과거 문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행보를 보이는 만큼 정부 비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다만 참여 인사들은 사의재가 친문(친문재인)계 구심점이 될 것이란 전망에는 “계파 모임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사의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 기자회견을 열고 정식 출범했다. 사의재란 조선시대 정조가 승하한 뒤 다산 정약용이 저서를 편찬하며 머물렀던 처소 이름으로 문 정부 성과를 계승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국정 운영을 경험한 인사가 퇴직 후 민간 씽크탱크에서 현직 때 쌓은 노하우와 연구 성과를 더해 국가의 장기 비전을 구상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사의재 역시 미국의 민간 씽크탱크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이들 구상이다.

사의재 상임대표는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 공동대표는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조대엽 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 운영위원장은 방정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맡았다.

이 포럼은 ▲정치·행정 ▲경제·일자리 ▲사회 ▲외교·안보 등 4개 분과로 운영될 예정이다. 각 위원장은 1분과 윤태범 전 지방행정연구원장, 2분과 김유찬 전 조세재정연구원장, 3분과 김연명 전 청와대 사회수석이 맡았다. 4분과 위원장은 미정이다.

고문으로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참여하기로 했다. 이 밖에 전해철, 윤영찬, 한병도, 정태호, 박범계, 고민정, 윤건영 등 민주당 정부 시절 청와대와 장·차관 출신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 포럼은 문재인 정부 등 민주당 정권 성과를 계승·발전하는 동시에 부정 평가에 대한 견제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능후 상임대표는 “문재인 정부 한계에 대해 스스로 성찰하고 외부 비판과 문제 지적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그러나 근거 없는 비방, 왜곡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다.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정확한 사실을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에너지·대북 관련 전환 정책 재고 등 윤 정부의 '문재인 정부 지우기'가 노골적으로 이뤄진다는 문제의식 하에 출범한 만큼 대정부 비판에 나설 가능성도 대두된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는 상황에서 내년 총선에 대비해 친문계가 본격적 결집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사의재 참여 인사들은 특정 계파 모임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표 역시 '의당 있어야 하는 모임이며 충분히 이해한다. 지원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게 사의재 측 설명이다.

사의재라는 이름을 제안한 도종환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에서 "특정 계파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모임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대표와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렇게 우려하는 모임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