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개미들…“환율 오른다”에 베팅
금리 인상 완화 기대…관련 ETF에 약 308억원 투자
2024-01-24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환율 상승을 기대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가 임박했다는 시장 관측에도 원·달러 환율이 올 들어 가파른 하락(원화 가치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급락한 환율이 다시 상승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11월17일부터 올해 1월17일까지 개인투자자는 최근 2개월간 환율 상승을 추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를 약 308억원 사들였다. 같은 기간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와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도 각각 16억원, 12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달러선물레버리지는 원·달러 환율과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미국달러선물지수 일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반면 환율 하락이 예상될 때 수익을 내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를 같은 기간 394억원 순매도했다.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도 이 기간 159억원 어치 내다팔았다.
환율은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1240원대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11월 1423.80원까지 환율이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달러화 초강세 흐름이 완화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중단에 대한 기대감, 미국 채권금리 하락,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 둔화 등이 겹쳐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에 올랐다가 하반기에 내리는 '상고하저(上高低低)'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율이 반등할 가능성은 높지만 지난해 하반기 수준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올해 1분기 고점 이후 완만한 하락을 전망한다”면서 “다만 한국 대외여건 약화로 인한 무역수지 적자, 중국 경기 부진으로 인한 파급효과 등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하락 폭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올해 원·달러 환율은 1~3분기 점진적인 하락 후 4분기 소폭 반등하는 달러화 가치와 유사한 흐름을 그릴 전망”이라며 “지난해 환율 상승폭을 되돌리는 방향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도 “모멘텀 측면에서 추가 하락을 이끌만한 재료가 제한적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