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피난처 된 ‘P2P’…저축은행·대부업 이용자 급증

P2P 신용대출 잔액 1744억원…2021년比 56% 급증 평균 금리 연 10% 초반 수준…2금융권 보다 낮아

2023-01-24     홍석경 기자
고금리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은 고객들이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를 통해 이자 부담을 낮추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연이은 금리인상 단행에 대출이자가 크게 오르면서 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대환대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24일 P2P업체 ‘8퍼센트’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대출 목적의 금리 조회 건수는 73만6422건으로 2014년 서비스 출시 이후 연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재작년에는 연간 9만건에 그쳤다. 이는 금리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자 대출이자를 낮추려는 차주들이 P2P로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P2P센터)에 따르면 P2P 신용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744억원으로 2021년 말 1115억원 대비 56% 급증했다. P2P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연 10% 초반 수준으로 법정 최고 금리(연 20%) 턱밑까지 오른 카드론이나 저축은행, 대부업 대출에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대환대출 성격의 이용자가 늘면서 P2P 전체 대출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개인 신용대출 비중은 재작년 12월 10%에서 현재 13%까지 늘었다. 부실 위험 여파 속 기존 금융권의 대출 창구가 좁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이나 2금융권에서 돈을 빌리지 못한 개인 차주들이 P2P 업체를 찾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 결과에 따르면 1분기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지수를 살펴보면 상호저축은행(-45), 신용카드회사(-31), 상호금융종합(-52), 생명보험(-19) 모두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차주 신용위험지수는 상호저축은행(45), 신용카드회사(25), 상호금융조합(51), 생명보험(40) 등 모든 업권에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수가 양(+)이면 ‘(신용위험·대출수요) 증가’ 또는 ‘(대출태도) 완화’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감소’ 또는 ‘강화’보다 많다는 뜻이다. 대출 수요가 커지자 개인 신용대출 출시에 속도를 내는 업체도 있다. 온투업계 1위 업체인 피플펀드는 한화그룹의 블록체인 자회사 엔터프라이즈블록체인(EBC)과 손잡고 ‘긱 워커’를 위한 소액 비상금 대출을 시범 운영한다. 긱 워커는 초단기로 계약을 맺고 원하는 만큼만 일하는 임시 근로자를 말한다. 국내에선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비상금 대출은 EBC의 일거리 매칭 플랫폼인 ‘요긱’과 ‘애니맨’을 통해 활동한 이력이 있는 긱 워커가 신청할 수 있다. 5개월 동안 최대 100만원을 빌려준다. 금리는 연 10%지만 대출을 제때 갚으면 이자의 최대 40%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 실질적으로는 연 6% 금리로 빌릴 수 있다. 데일리펀딩이 작년 10월 20~30대를 대상으로 출시한 비상금 대출에도 두 달 새 2500여 명이 몰렸다. 한도는 300만원으로 높지 않지만 금리가 연 7.5~11.5%로 기존 2금융권보다 낮아 인기를 끌었다. 한편 P2P 대출도 나이스평가정보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신용점수에 반영된다. KCB는 대출 건수와 액수를 반영하고 있으며, 업권에 대한 평가는 저축은행과 동일하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업권 해석은 유예하고 있지만 대출 건수를 신용점수에 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