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MA 금리 인상에도… 고객 이탈 지속
2023-01-22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증권사들도 자산관리계좌(CMA) 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지만 저축은행의 파킹통장에 밀려 고객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주요 증권사들은 큰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 금리를 줄줄이 인상했다.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는 전 유형 CMA 가운데 잔고 비중이 가장 높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7일부터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RP형 CMA 금리를 연 2.85%에서 3.10%로 올렸고, 같은 날 한국투자증권도 연 3.00%에서 3.20%로 0.20%포인트 인상했다.
NH투자증권은 16일부터 RP형 CMA 금리를 기존보다 0.3%포인트 높은 연 3.10%로 변경했으며, KB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같은 날부터 연 3%대 금리에 이자를 제공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중소형사들도 최근 RP형 CMA 금리를 기존보다 0.20%포인트∼0.25%포인트 올려 연 3.40∼3.45%에 달한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CMA 금리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고객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리 인상 전인 이달 13일 RP형 CMA 잔고는 23조5822억원이었으나 약정 수익률(금리)이 일제히 인상되고 난 뒤인 17∼19일 사흘간 일평균 잔고는 23조4624억원으로 줄었다.
발행어음(CP)형 CMA 잔고 역시 이달 초엔 12조960억원이었지만 꾸준히 감소해 지난 18일엔 11조3974억원으로 줄었다.
업계에선 지난해 말부터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파킹통장 금리를 줄줄이 인상하면서 증권사 CMA만의 경쟁력이 줄었다고 분석한다. 파킹통장은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수시입출금통장으로 최고 연 5%대 금리를 적용한 저축은행도 나왔다.
OK저축은행의 파킹통장 ‘OK읏백만통장Ⅱ’는 5000만원까지 금액에 따라 연 4.00∼5.50% 금리를, 에큐온저축은행의 모바일앱 전용 파킹통장 ‘머니쪼개기’는 3000만원까지 연 4.30% 금리를 제공한다.
CMA 중 가장 금리가 높은 발행어음형 CMA 금리는 이보다 낮은 3.70∼3.80% 수준으로 파킹통장의 금리보다 낮다. 또 CMA는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엔 안전자산인 채권도 4∼5%대 금리를 제공하다 보니 비교적 금리가 낮은 편인 CMA에 자금을 넣어두는 고객이 줄고 있지만 은행 파킹통장 금리도 내려가고 있어 이런 추세가 오래가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