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마친 증시 美 FOMC 촉각
연준 위원들 매파 발언 속 경계감 커져
기업실적 발표·경제지표들도 예의주시
증권가 "당분가 보합권 내 업종별 등락"
2024-01-24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설 명절 이후 열리는 국내 증시는 이달 말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주요 기업 실적 발표와 실물 경제 지표들을 예의주시하면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피는 전주(2386.09) 대비 9.17포인트(0.38%) 오른 2395.26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홀로 1조3554억원을 순매수했으며 기관과 개인은 각각 6108억원, 7189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주 지수 레벨을 지켰지만, 이번주부터는 시장에 하방 압력이 커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지금부터는 주식시장에 대해 낙관보다는 보수적 스탠스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12월 미국 실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와 선진국 증시가 이전과는 다르게 다시 침체를 반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주는 올해 첫 FOMC(1월31일~2월1일)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아웃 기간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 전까지 Fed 문제보다는 경기 및 이익 침체문제가 증시 방향성을 좌우하는 우선순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와 경제 지표 수준에 증시가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코스피지수는 2330~2450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는 당분간 코스피가 보합권 내에서 업종별 등락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말 일부 연준 위원들이 매파적 발언을 하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실적 시즌이 본격 시작하면서 지수가 추가 상승하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다.
지난주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2%대로 돌아가도록 현 정책을 충분히 지속해야 한다고 했으며,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근원물가가 여전히 높은 만큼 차기 FOMC 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발언했다.
기업들의 실적 부담도 투심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통상 4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 등에 어닝쇼크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번엔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 우려까지 함께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주 간 지난해 4분기 코스피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6.6% 하향, 올해 1분기 전망치도 6.8% 하향돼 실적 전망에 대한 우려가 이번 시즌뿐 아니라 올해 전망에까지 반영되고 있다"며 시장이 실적 발표에 민감하게 움직일 것으로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