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알뜰폰 진출 ‘기대 반 우려 반’

MZ 세대‧이통 3사 등 고객 확대 출혈 경쟁 방지 제도 마련 필요

2023-01-25     이보라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이달 말 알뜰폰 서비스를 출시한다. 업계에서는 알뜰폰 사업이 활성화할 수 있다는 기대와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모바일은 알뜰폰 요금제를 오는 30~31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토스모바일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망을 모두 사용한다. 구체적인 요금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5개 종류로 출시한다. 알뜰폰 사업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알뜰폰 통신사 가입자 수는 1263만명으로 1년 전보다 약 200만명 증가했다. 토스는 지난해 7월 알뜰폰 업체 머천드코리아를 인수해 토스모바일로 개편했다. 토스는 압도적인 앱 이용자 수를 등에 업고 알뜰폰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로 ‘원앱 전략’을 강화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토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364만5286명이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 앱과 연계한 다양한 혜택을 통해 가격에 민감한 MZ 세대뿐 아니라 기존 이동통신 3사 고객도 주요 고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모바일은 기존 알뜰폰 브랜드와 달리 토스 앱에서 한번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간소화한다. 알뜰폰 사업이 목적이 아닌 만큼 기존 업계와 과도한 출혈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토스 관계자는 “모든 혜택을 합쳐도 업계 최저가를 침범하지 않는 수준에서 출시될 것”이라며 “토스 ‘원앱’에서 사용자들의 사용 경험을 확장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2019년 금융위원회의 금융권 규제샌드박스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알뜰폰 서비스인 리브모바일을 출시했다. 리브모바일은 지난해 10월 기준 가입자 수 35만명을 돌파하며 서비스 3년 만에 알뜰폰 업계 5위 올라섰다. 다른 금융사들도 알뜰폰 시장에 간접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KT망을 사용하는 KT엠모바일, 스카이라이프, 스테이지파이브, 세종텔레콤 등 4개 알뜰폰 사업자와 제휴한 요금제 12종을 출시했다. 최근 요금제 프로모션을 올해 6월 말까지로 연장했다. 하나은행과 농협 역시 알뜰폰 사업에 진출했다. 하나은행은 SK텔레콤 산하 SK텔링크와 협업해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다. 지난 2021년 9월 농협중앙회에서도 모바일뱅크 ‘NH콕뱅크’ 전용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금융사들이 알뜰폰 시장 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출혈 경쟁을 방지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지난 11일 성명서를 통해 “금융위원회의 금산분리 제도개선을 앞두고 규제 완화라는 이름으로 알뜰폰을 금융기관의 부수 업무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에 결사 반대한다”고 전했다.  다만 알뜰폰 업계는 토스의 알뜰폰 진출에 대해서는 리브모바일보다는 반발이 약하다. 토스모바일의 요금제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토스가 출혈 경쟁에 나서지 않겠다고 한 영향도 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원가 3만3000원짜리 11기가 무제한 요금제를 1만9800원에 판매하는 등 도매대가 이하로 판매했기 때문에 크게 반발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