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지주 수장 ‘세대교체’ 바람
BNK금융, 차기 사령탑에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선정
전북은행 백종일, 광주은행 고병일, 대구은행 황병우
2023-01-25 김경렬 기자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지방금융 회사에 세대교체 바람이 분다. 새로 부임한 각사 수장을 두고, 위기돌파를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방금융사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기업대출에 기반, 자산 성장을 달성했다. 다만 리스크 관리와 혁신은 여전한 과제다. 회사의 건전성 관리와 안정적인 업력 확대를 위해 대출 연착륙이라는 우선 과제를 부여받은 수장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금융 인선의 변화가 주목된다. BNK금융은 차기 회장으로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을 확정했다. 빈 회장은 2021년 3월 부산은행장으로서 임기를 마쳤다가 이번에 복귀한다.
빈 회장은 1960년생이다. 1946년생이었던 김지완 전 회장에 비해 한 갑자 젊은 수준이다. 빈 회장의 첫 번째 과제는 조직안정이다. 빈 회장은 행장시절 임직원에게 수차례 CEO 편지를 보내는 등 주가 조작으로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안정시킨 바 있다.
김지완 전 회장이 아들 관련 특혜 의혹으로 “도적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임기 만료 5개월 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주식시세 조작, 대출 알선 등 전 회장이 논란에 휩싸였던 사건들이 수면 위로 오른 상황이기도 하다.
BNK금융지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빈 회장은 동남권 최대 금융그룹이라는 입지를 바로 세워야한다. 현재 경남‧울산의 암흑기를 벗어나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한다. BNK금융은 지방은행 중 부동산 PF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동산 PF 규모는 총 7조3000억원으로 총 여신의 6.9%다. 새 수장의 건전성 관리를 향한 행보가 유독 주목되는 이유다.
DGB금융은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장에 최연소 은행장 황병우를 배치했다. 그는 이사회사무국장으로 지난 3년 반 동안 DGB금융의 지배구조 안정화를 주도했다. 황 행장은 ‘창사이래 최연소 행장’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취임식 대신 직원들을 만나면서 ‘발로 뛰는’ 이미지를 심어가고 있다.
황 행장은 혁신과 생존을 강조했는데, 기업의 경제활동 저하와 부동산 시장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구 지역의 생활고를 염두한 것으로 분석된다. ‘땅부자 동네’로 알려진 대구지역의 부동산 경기 침체 상황을 감안하면 황 행장의 위기 대응 역량은 올해 유난히 조명 받을 전망이다. 실제로 대구은행의 부동산 PF는 2조4000억원이다. 이를 포함한 DGB금융 자회사(하이투자증권, DGB캐피탈 등)의 물량을 모두 감안하면 총 여신의 7,2%가 부동산 PF다.
JB금융은 격변기다. JB금융지주는 신사업을 염두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러면서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주력 임원을 금융지주로 들였다. JB금융지주 부회장에 송종욱 전 광주은행장, 경영지원본부장(전무)에 김성철 전 전북은행 부행장, 지주 준법감시인(상무)에 이광호 전 광주은행 부행장을 각각 신규 선임했다.
전북은행장에는 백종일 프놈펜상업은행(PPCBank) 행장을 임명했다. 백 행장은 “이미 이뤄낸 수익성, 건전성, 효율성 등 주요 경영지표가 은행권 최고 수준”이라며 “강소은행의 면모를 갖춰가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가 캄보디아 PPCBank에서 체득한 노하우를 감안하면 제2의 도약도 어려운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어 광주은행장에는 고병일 전 영업1본부 부행장을 선임했다. 광주은행에 32년간 근무한 ‘영업통’으로 부행장 시절 사실상 수석부행장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역량은 특히 주목된다. 사실상 JB금융의 부동산 PF는 총 여신의 11.6%에 달해, 업계에서도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해당 PF 물량은 전북은행이 1조5000억원, 광주은행이 3조1000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