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경제 2년 반 만에 '역성장'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 -0.4% 글로벌 경기 둔화에 수출 부진 영향 고물가·고금리에 민간소비도 뒷걸음 추경호 "하반기 회복 흐름 보일 것"

2023-01-26     이광표 기자
수출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4%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 한 것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우리나라 경제 버팀목인 수출 부진이 심화됐고 고물가·고금리 여파로 민간 소비마저 위축된 영향이 컸다.

지난해 연간(1~4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2.6%를 기록해 당초 한국은행이 제시한 전망치에 부합했지만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1.6%로 하향 조정한만큼 올해 성장률은 더 뒷걸음 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 2년 반 만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우리나라 GDP 성장률은 2020년 3분기(2.3%)와 4분기(1.2%), 2021년 1분기(1.7%), 2분기(0.8%), 3분기(0.2%), 4분기(1.3%), 지난해 1분기(0.6%), 2분기(0.7%), 3분기(0.3%)까지 9분기 연속 증가했다가 지난해 4분기 들어 10분기 만에 감소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우리 경제가 역성장한 데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 여건 악화,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에 따른 소비 부진이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5.8% 감소했다. 이 역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2020년 2분기(-14.5%) 이후 약 2년 만에 최저치다. 수입은 원유, 1차 금속제품 등이 줄면서 4.6% 감소했다.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0.4% 줄었다. 가전제품, 의류, 신발 등 재화 소비는 물론 숙박·음식, 오락문화 등을 포함한 서비스 소비까지 감소한 영향이다. 민간소비가 4분기 들어 감소세로 돌아선 이유로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직후 나타났던 펜트업 효과(억눌렸던 소비 폭발 현상) 완화, 물가 상승,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주택가격 하락 등이 꼽힌다.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악화되면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실질 GDP가 감소했음에도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0.1% 소폭 줄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분기 우리경제는 주요국과 IT경기 부진이 심화되면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펜데믹 이후의 경제 정상화 과정에서 민간소비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수출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화물연대 운송거부 등 일시적 요인이 겹치면서 지난해 4분기 GDP가 -0.4% 역성장을 기록했으나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대외의존도가 높은 주요 국가(대만 4분기 성장률 -1.1%) 보다는 역성장폭이 작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간으로는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잠재수준을 상회하는 2.6% 성장률을 보이면서 주요국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모습"이라며 "올해 상반기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 위축 등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나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경제 및 반도체 업황 개선 등으로 우리 경제도 점차 회복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