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횡재세 거둬 취약층 난방비 7.2조원 지원"…與 "포퓰리즘"

26일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회의'서 밝혀 5조원 규모 '핀셋 물가지원금' 확대 편성 제안 "에너지 기업 불로소득에 부담금 부과하자는 것"

2023-01-26     문장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난방비 폭탄'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에 약 7조 2000억원 규모의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 지급을 정부에 제안했다. 재원은 유가 폭등으로 많은 영업이익을 낸 정유사로부터 '횡재세' 거둬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난방비 폭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면서 민생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해 "난방비 폭탄으로 국민이 겪는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다"며 "7조 2000억원 정도의 에너지·고물가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밝혔다. 이는 이 대표가 지난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3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을 통한 긴급 민생 프로젝트를 제안하며 밝힌 5조원의 '핀셋 물가지원금'을 난방비 지원을 포함해 7조 2000억원 규모로 확대 적용하자는 것이다. 재원 마련 방법으로는 횡재세 도입을 언급했다. 횡재세는 정부 정책이나 대외 환경 급변으로 기업이 운 좋게 초과 이익을 얻는 부분에 대해 추가로 징수하는 소득세다. 유가 폭등으로 큰 영업이익을 낸 정유사들로부터 분담금을 거둬 취약계층 난방비로 지원하자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재원 확보를 위해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과도한 불로소득, 또는 과도한 영업이익을 취한 것에 대해 전 세계에서 이미 시행하듯 횡재세 개념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성환 정책위의장도 "작년 고유가 과정에서 정유 4사가 막대한 수익을 올렸는데 그에 대한 고통 분담 없는 상황"이라며 "석유사업법 18조 따르면 국제유가 등락 과정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부과금을 거둬서 에너지 취약계층에 쓸 수 있는 법이 있지만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에너지 고물가 지원금 지급의 구체적인 세부안도 제시했다. 소득 하위 30%에 1인당 25만원씩, 4인 가구 기준으로 100만원을 지원하고, 소득 하위 30~60%까지는 1인당 15만원씩 4인가구 기준 60만원, 60~80% 가구에는 10만원씩 해서 4인가구 기준 40만원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민주당 안은 이날 대통령실이 밝힌 난방비 지원 규모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앞서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올해 겨울 한시적으로 취약계층 117만 6000가구에 한해 에너지바우처 지원 금액을 기존 15만 2000원에서 30만 4000원으로 2배 인상해 지원하기로 했다. 또 별도로 가스공사의 사회적 배려 대상자(160만 가구)에 대한 요금 할인 폭도 기존 9000원~3만 6000원보다 2배 늘려 1만 8000원~7만 2000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에너지 바우처는 기초수급권자 중에 취약한 어르신 등에게 지원하는 것으로 대상 가구 수가 85만~170만 가구에 불과하다"며 "난방비 폭탄을 맞는 서민과 중산층의 피해도 크기 때문에 보편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난방비 지원 대책안을 포퓰리즘이라고 일축하며 난방비 폭등의 원인이 문재인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에게 이제 민주당 포퓰리즘은 '잊지도 않고 찾아온 각설이 타령'쯤으로 보일 뿐"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주택용 가스 요금 인상과 가스공사의 차액 적자 문제 해결은 물론, 전기료 인상과 한전 적자 문제 해결을 다음 정권에 떠넘겼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