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올해 성장률 1%대 추락”
반도체 수출 둔화·고물가 상황 지속
2023-01-26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민간 경제단체들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고 있다. 특히 경제 성장의 일등공신인 반도체 수출 둔화가 커지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 초반까지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반도체 산업의 국내 경제 기여와 미래 발전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이 10% 감소하면 국내 경제성장률은 0.64%포인트(p), 20% 감소할 때는 1.27%p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1.7%로 예측하고 있다.
보고서는 반도체 수출 둔화가 예상보다 커질 경우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1% 초반까지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작년 3분기부터 시작된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기 침체는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1.8%로 하향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19일 발표한 ‘2023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상반기 1.6%, 하반기 2.0% 성장해 연간으로는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세계 경기둔화와 글로벌 교역 위축에 따른 외수 부진뿐 아니라, 소비·투자 등 내수 위축으로 한국 경제가 내·외수 복합불황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LG경영연구원 역시 경제 성장률 전망을 낮게 잡았다. LG경영연구원이 작년 말 발표한 ‘경영인을 위한 2023년 경제 전망’에 따르면 내년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상반기 1.6%·하반기 1.3%)로 제시한 바 있다. 세부적으로는 수출증가율이 0.8%까지 추락하고, 민간소비 성장률도 올해(4.3%)의 절반 이하(2.0%)로 꺾인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아예 2.5%, 0.2%씩 뒷걸음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경제는 상고하저 흐름 속에 성장률이 1.4%로 낮아지고 수출 증가율은 0%대까지 떨어지는 가운데 무역수지 적자 상황이 길어질 것”이라며 “외식·서비스 물가 상승세 확산, 임금 인상 요구, 미뤄 온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고물가 상황이 길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수년간 세계 경제의 저성장·고물가가 불가피하지만, 침체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강도는 과거 오일쇼크 당시보다 약한 ‘준(準) 스태그플레이션(Quasi-stagflation)’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