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떠난 與 전대, 유승민 행보는…정치권도 의견 분분

박상병 평론가 "승산 없어도 출마해야…다음 정치 행보 포석" 차재권 교수 "대선 고려한다면 비윤계 구심점 명분으로 출마"

2024-01-26     김연지 기자
나경원
[매일일보 김연지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3·8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유승민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당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 전 의원 출마 여부를 두고는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의원은 지난 11일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토론회 일정을 끝으로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일 설 연휴 인사를 마지막으로 페이스북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 후보 등록일이(2월 2∼3일) 일주일 가량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유 전 의원이 비윤(비 윤석열)계의 구심점이 될지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유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박 평론가는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당헌 개정으로 유승민이 가장 불리하다는 것을 국민도 알고 당원도 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에게 순순히 굴복한다면 그것은 큰 정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 평론가는 "나 전 의원이 출마하면 지지층이 겹칠 수 있었지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그 표심이 갈 데가 없다"며 "그들을 끌어안는 마음으로 출마를 한다면 이번에 당 대표가 되지 않더라도 다음 정치 행보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유 전 의원의 목표는 당 대표가 아닌 다음 대선이다. 당과 대통령실의 부당한 모습에 저항하는 모습, 싸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정치적 가치를 부각할 필요가 있다"며 "순순히 물러나고 아웃돼 버리면 나 전 의원과 다를 게 없다"고 했다. 이어 "이번 당 대표 출마는 당권 경쟁 이후의 정치 행보에 대한 포석 같은 것이다. 이번에 당선이 안 되더라도 정치적으로 얻는 게 있는 실질적으로는 이기는 게임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승산이 있느냐는 점에서 보면 유 전 의원이 출마할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대선을 고려한다면 비윤계의 구심점으로 명분을 갖고 나올 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전 의원이 별다른 공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어 당내에서는 사실상 유 전 의원이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7일 '유승민계'로 분류됐던 현역 의원 중 강대식·김병욱·신원식 의원 등이 나 전 의원을 규탄하는 초선 공동 성명에 이름을 올리면서 이른바 '친윤 후보 몰아주기'에 동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당 관계자는 "당내 팬덤층이 두터운 나 전 의원도 최근 친윤계와 갈등을 겪으면서 불출마 선언을 한 상황"이라며 "당원 100%로 치뤄지는 선거에서 당내 지지층이 미약한 유 전 의원이 출마를 결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