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일 檢 출석, '사법 리스크' 확산에 민주당 고심

출석 전 '민생 행보' 지지층 결집 주력 비명계 중심 '기소 시 사퇴' 목소리 나와

2023-01-27     조현정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조현정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28일 두 번째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민생 여론전'에 주력하고 있다. 지지층 결집을 통해 검찰과 대여 투쟁 동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다. 다만 검찰이 소환 조사 후 이 대표를 기소할 경우 당 내 비이재명계(비명계) 중심으로 사퇴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 '사법 리스크' 대응에 대한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이 대표는 26일 검찰 소환 조사를 이틀 앞두고 1박 2일 일정으로 전북을 방문하며 민생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등 경제 위기 상황과 '난방비 폭탄' 등 가중되는 상황에서 직접 현장을 챙기며 '민생 우선' 기조에 힘을 싣고 있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민생'을 분리해 투 트랙 전략으로 대응하면서 당의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검찰 1차 소환 직후 개최한 신년 기자회견에서 3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에 기반한 '긴급 민생 계획'을 제시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당 내 결속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28일 검찰 출석에는 1차 때 40여 명의 의원들을 대동한 것과는 달리 변호사 1명과 단독으로 출석할 뜻을 거듭 강조했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묵묵히 혼자 감당하는 모습을 통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것으로 읽힌다. 친이재명계(친명계)인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이재명과 정치 공동체다'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이 대표 출석 당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모이자는 내용이 담긴 포스터를 올리며 지지층을 독려했다. 김남국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당연히 체포 동의안을 부결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하지만 소환 조사 후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비명계 중심으로 대표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민주당 당헌 제 80조에 따르면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는 기소와 동시에 직무를 정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대표가 기소되면 해당 당헌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이상민 의원은 지난 25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당헌 제 80조에 따르면 기소되면 당직자들은 원칙적으로 당직을 물러나게 돼 있다. 이 대표도 그 원칙을 지키면 좋겠다"며 "정치 탄압으로 인정될 경우 당무위원회 의결을 통해 그렇지 아니하도록 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이 있지만, 국민이 볼 때 당 대표를 유지하기 위해 회피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소될 경우 당과 개인 문제를 차단하는 차원에서 이 대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도 당 차원에서 이 대표를 보호하는 것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 의원은 "이 대표와 측근과 관련된 개별적인 사실 관계를 맞다, 틀리다 하는 것은 국민이 신뢰하지 않는다"며 "본인만 알고 사법 문제라는 게 나중에 새로운 사실이 나오는데, 이 사실 관계를 민주당이 책임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비명계 인사 30여 명이 모인 '민주당의 길'이 31일 토론회를 열며 세 과시에 나서고,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정책 포럼 '사의재'와 친문계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 연구원'도 본격적 활동에 들어가는 등 비명계가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이 대표가 검찰로부터 기소 당할 경우 친명계와 비명계 간 본격적인 세력 다툼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