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국내제약사 상생 가능할까
선진 기술 도입해 경쟁력 갖춰 vs. 시장 잠식 가능성 커
2013-10-22 김형석 기자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최근 한독과 다국적제약사 테바의 합작회사인 한독테바가 공식 출범하고 일본제약사인 니치이코도 바이넥스를 인수하는 등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잠식 우려와 함께 상생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목받고 있다.국내제약사인 한독과 제네릭의약품 세계 1위 기업이자 글로벌 9위 제약사인 ‘테바 파마세유티컬’은 지난 17일 합작회사인 한독테바 공식 출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일본 복제약 매출 1위 제약사인 ‘니치이코’는 지난 1일 국내 바이오업체 바이넥스를 인수했고 미국계 ‘알보젠’도 지난해 말 근화제약을 인수했다.특히 한독테바는 테바가 51%, 한독이 49% 각각 지분을 투자해 설립된 합작회사로 테바가 혁신 의약품과 제네릭을 공급하며 전 제품 마케팅을 담당하고 한독은 영업·유통 및 대관 업무를 담당한다.이작 크린스키 한독테바 회장은 출범식 간담회에서 “한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한국시장에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신약과 제네릭 의약품, 이를 결합한 제품들을 순차적으로 국내에 공급해 환자 및 의료진에게 다양한 치료 옵션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또한 그는 “선진 의약품의 국내 도입으로 국내에 선진 기술 도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국적제약사의 국내 진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설명했다.하지만 한독테바는 당분간 판매의약품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야하며 신약을 비롯한 의약품 공동 연구에 대한 세부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이에 업계 일부에서는 제네릭이 대부분인 국내제약사들이 우수 기술과 거대 자본을 보유한 다국적사에게 실리를 챙겨주는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거점으로 국내 시장을 선택하고 있어 선진 기술 이전과 공동 연구개발을 소홀히 할 경우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반면 자본력과 기술력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들이 다국적사와의 협력 없이는 생존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분분하다.유한양행은 지난 2010년부터 베링거인겔하임과 고혈압 복합제인 ‘트윈스타’ 등의 품목을 공동 마케팅 협약을 체결해 지난 3월 동아쏘시오그룹(구 동아제약)이 지주사 분할되면서 국내제약업계 1위로 급부상했다.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해 바이엘의 일반약 유통을,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품목제휴를 맺었고 종근당은 로슈와 협력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다국적제약사인 로슈 계열의 일본 주가이제약과 합작한 연구법인 C&C신약연구소는 올해로 21년차를 맞기도 했다.한독 또한 2000년대 중반 독자경영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1964년부터 계속된 사노피아벤티스와의 합작관계가 청산된 이후 결국 테바와 손을 잡았다.업계 관계자는 “다국적제약사들이 국내진출을 시도하면서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내제약사들의 유통망을 활용하고 있다”면서도 “기술 제휴 및 이전과 공동연구분야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내 제약사는 생산·판매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는 제약산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