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좁아지는 2금융 대출門
보험·카드·저축은행 등 “1분기 대출 문턱 높일 것”
대출·조달금리 상승, 경기 침체 등 신용위험 가중
2024-01-29 홍석경 기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올해도 지난해 이어 보험사와 카드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서 대출받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해 차주들의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조달금리 상승, 경기 침체 등 신용위험이 높아지면서 금융회사 역시 신규 대출을 내주기가 어려워졌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태도지수를 살펴보면 상호저축은행(-45), 신용카드회사(-31), 상호금융종합(-52), 생명보험(-19) 모두 대출 문턱을 높일 것으로 전망됐다. 지수(100~-100)가 마이너스(-)를 보이면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한 금융기관이 더 많다는 의미다. 플러스(+)면 그 반대다. 차주 신용위험지수도 상호저축은행(45), 신용카드회사(25), 상호금융조합(51), 생명보험(40) 등 모든 업권에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2금융권은 작년 말부터 대출 문턱을 본격적으로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서민대출 상품인 ‘햇살론’ 취급 실적은 직전분기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 신용대출(사잇돌 대출 제외) 취급액은 총 1조5083억원으로 3분기 (3조1516억원) 대비 반토막 났다. 조달금리가 오르며 대출금리가 상승하자 역마진 우려로 저축은행들이 정책금융상품인 햇살론 취급을 중단한 영향이다.
카드·캐피털사들도 지난해 10월 이후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을 줄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의 중금리 신용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카드·캐피털사의 중금리 신용대출 취급액은 8753억원으로, 3분기(2조8662억원) 대비 1조9천909억원(-69%) 줄었다. 마찬가지로 조달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다 보니 자연히 중금리 대출로 인정받을 수 있는 여신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다.
보험사에서도 대출 조이기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최근 보험사들은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보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한 신용대출 금리는 올리고 약관대출 한도는 줄이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현대해상은 이달부터 일부 보장성 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해약환급금의 60%에서 만기에 따라 0~60% 이내 범위로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12월 일부 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해약환급금의 95%에서 90%로 하향 조정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인 바 있다.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면서 보험사를 통한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최고 13%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보험사들은 자금난을 대비해 약관대출 한도를 줄이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어 제2금융권을 통한 서민 대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