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中 성장률 1%p 하락 시 韓 0.2%p 이상 떨어져"
UN '2023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
하락률, 14개국 중 8번째…中 '제로 코로나'에 수혜 가능성도
2024-01-29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올해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p) 내려가면 우리나라 성장률도 0.2%p 넘게 후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중국이 '제로 코로나'로 방역을 완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이에 따른 수혜 가능성도 제기됐다.
29일 유엔 산하 기구들이 발표한 '2023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 경제사회처(UN DESA)는 세계 경제 예측 모델을 통해 중국 성장률이 1%p 후퇴할 경우 인근 지역인 동아시아·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성장률도 0.06∼0.41%p 빠질 것으로 추산했다.
우리나라는 0.2%p 중반대의 성장률 감소를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보고서에 언급된 14개국(홍콩·대만 포함) 가운데 8번째로 큰 하락률이다.
마이너스(-)0.4%p대 영향을 받는 국가는 싱가포르·베트남, -0.3%p대는 캄보디아·홍콩·브루나이, -0.2%p대는 대만·몽골·한국, -0.1%p대는 라오스·미얀마·말레이시아·필리핀·태국 등이었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전환과 부동산 경기 부양책 등에 힘입어 올해 4.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평균치인 6∼6.5%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3.0%로 목표치 5.5%를 크게 미달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은 2.0%, 내년 성장 예측치는 2.5%로 전망됐다. 일본의 성장률은 1.5%였다. 이 밖에 동아시아·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중국의 경제 회복에 힘입어 올해 4.4% 성장할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중국을 제외한 다수의 동아시아 국가들이 '보복 수요' 위축, 생활비 상승, 미국·유럽에 대한 수출 약화 등으로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과 각국의 금융 및 무역 관계를 고려했을 때 중국 경제 회복이 해당 지역 전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안정된다면 중국에 건설 원자재를 수출하는 국가들이 혜택을 볼 수 있고, 중국인의 해외 관광 재개 시 관련 국가들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중국이 본격적으로 경제 활동을 재개한다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대중 수출(1558억1000만달러)은 4.4% 감소한 반면, 수입(1545억6000만달러)은 11.5% 증가하는 등 최근 우리나라의 대중 무역수지는 악화하는 추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해 11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실제로 중국이 '제로 코로나'로 정책을 완화하고, 국경과 경제를 다시 개방한다면 우리에게 거대한 경기 부양책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