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이 반대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할 것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함에 따라 양곡법 처리를 두고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민생 법안을 처리한다. 국민의힘 송언석·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국회에서 만나 이 내용을 골자로 하는 1∼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했다. 여야는 지난 9일 소집된 1월 임시국회 기간을 2월 1일까지 24일간으로 단축하고, 이달 30일 본회의를 열어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는 임시국회 일정에는 합의했지만, 쟁점으로 떠오른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에서 의견이 갈리면서 관련 법안이 처리될지 주목된다.
야당인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양곡법 처리에 협조하지 않는다면서 국회법 절차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당 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가 절차에 따라 본회의에 부의를 의결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에게 국회법에 따라 표결에 부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관련 법안을 강행 처리한다면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여당으로선 대통령 거부권 외에는 169석을 가진 민주당의 법안 처리를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개정안이 쌀 생산을 부추겨 오히려 쌀값 하락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정부·여당의 입장"이라며 "민주당이 법안 통과를 밀어붙이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0월 여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을 농해수위에서 단독 의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개정안 처리가 두 달 넘게 지연되자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 직회부를 단독 의결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법사위가 특정 법안 심사를 60일 안에 마치지 않을 경우 해당 상임위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본회의에 해당 법안을 부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