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코로나19 위험 여전"…비상사태 유지
테워드로스 '국제 보건 긴급위' 권고 의견 수용
회원국에 주문사항 제시…韓 '확진자 7일 격리' 유지 전망
2024-01-31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각 회원국에 방역에 관한 임시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마지막 남은 방역 조치인 감염자 격리 의무 조정도 시간을 두고 검토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30일(현지시간) WHO는 각 회원국에게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 명의의 임시 권고사항을 전달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코로나19에 대한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인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히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해당한다는 위원회의 권고 의견에 동의했다. 국제보건 긴급위원회는 지난 27일 회의에서 코로나19가 여전히 공중 건과 보건 시스템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한 전염병으로 남아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백신 접종 등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이 전 세계적으로 높게 형성됐지만 ▲다른 호흡기 감염병 대비 높은 사망률 ▲저소득국가와 고위험군에 예방접종 불충분 ▲신종 변이 출현의 불확실성 등이 주된 이유다.
WHO의 이번 결정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3년 넘게 이어지게 됐다. WHO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1월 말부터 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유지해왔다.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각 회원국에 방역에 관한 임시 권고사항도 내놨다. 3년간 유지해온 경계 태세를 계속 이어간다는 메시지만으로는 느슨해진 각국의 방역 태세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보고 구체적 주문을 제시했다.
우선 백신 접종률을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WHO 내 '백신 접종을 위한 전문가 자문그룹'(SAGE)이 세워 놓은 기준에 따라 우선순위가 높은 접종 대상자를 100% 접종 완료 상태로 만들어놓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평생 예방접종 프로그램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통합할 계획을 세울 것도 주문했다. 이를 통해 정기적으로 접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보고할 것도 요청했다. 아울러 이번 PHEIC 유지 결정 배경으로 꼽혔던 방역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안도 권고사항에 담았다.
WHO의 이번 결정에 따라 국내에서 사실상 마지막 남은 방역 의무 조치인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도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앞서 7일 격리 의무 조정의 조건으로 WHO의 비상사태 해제를 제시한 바 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