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투자도 불균형…스타트업 ‘수도권 사랑’ 여전
창업 3년 미만 수도권 소재 기업 70% 달해
투자자 컨택 등 성장발판 확보에 쏠림 가속
2024-02-01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국내 경제의 주역으로 부상한 스타트업도 수도권 편중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트업들이 수도권에 몰리고 있다. 인력 충원뿐 아니라 투자유치 등 다방면에서 성장할 기회가 수도권에 집중됐다는 이유에서다. 스타트업의 수도권 편중현상은 지역 양극화 현상을 더욱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 스타트업은 투자 기반으로 성장한다. 투자를 많이 받을수록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창업 초기 기술력 및 서비스를 시장에 안착시키기 전 자본의 안정성을 외부에서 끌어온다고도 볼 수 있다. 동시에 자본이 부족한 업체는 투자가 없을 시 성장단계에서 좌절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실제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창업 3년 미만 기업 가운데 수도권 소재 기업은 70.7%(5318개)에 달했다. 창업 3년 이상 기업 중 수도권 소재 기업은 62.6%(1만3299개)로 집계됐다. 수도권에서 투자를 받기 쉽다는 인식도 사실로 확인됐다. 벤처캐피털(VC) 등 적격투자기관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벤처기업확인을 받은 벤처투자유형 벤처기업의 수도권 소재 비율은 77.3%에 달했다.
지역별 벤처투자 격차는 극복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작년 국내 지역별 벤처투자는 수도권 73.1%가 수도권에 쏠렸다. 구체적으로 서울(55.3%), 인천‧경기(17.8%) 등이다.
이러한 현상은 성장력의 차이를 불러왔다. 국내 유니콘 24개 가운데 지방에 본사를 둔 업체는 쏘카(제주)뿐이다. 서울(21곳)과 경기(2곳) 등 대부분 수도권에서 본사를 운영한다. 이외에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사업에 포함된 업체들도 최소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위치했다.
투자업계는 국내 경기 및 산업 특성상 스타트업의 수도권 편중 현상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발생한 ‘투자 혹한기’에 대응하려면 투자자들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가져야 하고,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선 수도권 상주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컨택하며, 본인들의 청사진을 꾸준히 제시하고 비전을 더욱 어필하는 업체에 눈이 갈 수밖에 없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지방 벤처캐피털(VC) 활성화와 지자체의 투자 예산을 늘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꼽힌다”고 언급했다.
한편, 인력 문제도 수도권 편중 현상에 기여했다. 지방에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스타트업계 관계자는 “지방에도 유망한 인재가 늘 존재하지만, 상대적으로 수도권에서 인력을 찾는 것이 더욱 쉽다”며 “채용 이후 거주 관련 인프라도 수도권이 낫다는 점에서 인력을 지방으로 유치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