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특검·탄핵·장외투쟁' 카드 꺼내며 尹 정부와 전면전
이재명 檢 수사 대응, 김건희 특검·이상민 탄핵 추진
4일 대규모 규탄대회 예정…"원내·외 병행 투쟁"
국민의힘 "개인 비리 수사 말라는 장외투쟁 처음"
2023-01-31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문장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4일 대규모 장외투쟁을 예고하면서 대정부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재명 당 대표를 겨냥한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 특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카드까지 꺼내 들며 사실상 윤석열 정부와의 전면전 태세에 들어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3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헌정사상 이렇게 무도한 정치 검찰들을 앞세운 보복 수사는 없었다"며 "오로지 다수 야당의 파괴와 전 정부 지우기에만 혈안이 돼 검찰권을 주머니 속 공깃돌처럼 마구 남용하는 윤석열 정권"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받는 김 여사 수사는 지지부진한 점을 언급하며 이 대표와 김 여사의 검찰 조사의 불공정성을 비판했다. 아울러 '검찰개혁'과 '특검' 도입을 언급하며 검찰을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 자행되는 야당 탄압 공작은 총선 승리를 노리는 여당과 검 개혁을 반대하는 정치 검사의 합작품"이라며 "검찰개혁의 필요성은 공정성을 잃고 정권의 정치적 도구를 자처하고 있는 정치 검사들이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기상 원내부대표 역시 "이 대표에는 검찰의 무도한 칼날이 가혹하게 겨눠지고 있는 반면 윤 대통령 가족에는 수많은 의혹과 증거가 있음에도 기본적인 수사도 하지 않는 자의적인 권력 오남용이 이뤄지고 있다"며 "사실상 대통령 가족에 대한 특검 필요성은 검찰과 현 정부가 만들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제자리걸음인 검찰의 김 여사 수사를 명분으로 중대범죄수사처 설치 등 권력 기관 개혁과 특검을 추진하는 동력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 수사 대응 차원과 더불어 내달 10일 열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1심 선고를 특검 도입의 불쏘시개로 이용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다음 달 1일에는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며 사실상 당 전체가 김 여사 특검 도입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10·29 이태원 참사 책임과 관련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 추진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지난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사 결과보고서에 이 장관의 참사 책임을 명시하며 파면 요구를 담은 만큼, 윤 대통령이 이를 거부할 경우 탄핵까지 추진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상황이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국정조사 결과 보고서대로 이 장관의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금주 내로 대통령이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 (탄핵소추 추진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내달 4일 예정된 '윤석열 정권 민생 파탄, 검사 독재 규탄대회'는 '김건희 특검'과 '이상민 탄핵'을 두 축으로 사실상 윤석열 정부에 전면전을 선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 지도부는 물론 소속 의원, 시도당위원장, 지역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 및 지역위원회 등 핵심 당원이 총출동한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김 여사 수사의 필요성과 특검, 이상민 장관 파면 대한 국민적 요구도 굉장히 높은 상황"이라며 "원내에서도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실정 폭정에 대해서 보다 더 공세적으로 따지고 싸울 것이고, 주말에는 국민과 함께하겠다. 원내와 장외에서 병행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장외투쟁과 같은 극한의 대정부 강공 모드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히려 이 대표를 당 전체가 옹위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 대표 사안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국회 밖에서 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윤석열 정권이 민생을 포기하고 경제 문제 해결을 포기한 상황, 전방위적인 민주주의 파괴, 장기 집권 음모 등을 폭로하는 자리가 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의 우려처럼 국민의힘은 즉각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이 대표 방어'에 방점을 찍어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화 운동을 위해서 한다든지, 국가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장외투쟁하는 것은 봤어도, (이 대표) 개인 비리를 수사하지 말라고 장외투쟁을 한다는 건 처음 본다"며 "이번 장외투쟁으로 장외투쟁의 의미가 바뀌고 희화화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