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장바구니 물가 폭등, 자장면 등 외식비도 올라

2월부터 주요 식음료값 줄인상 시작…가격 인상 요인 곳곳 실내마스크 해지에도 외식업계 암울…소비심리 한파 여전

2024-01-31     김민주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끝없이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서민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내달부터 주요 식음료 제품들의 가격 인상이 예정돼,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번 줄인상엔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 먼저, 식음업체들은 지난해 원가 부담에 따른 N차 가격 인상을 연이어 단행해왔으나, 잠재 손해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 고금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원재료 가격 인상 요인이 올해도 여전하며, 가스‧전기‧인건비 등 기업들의 경영제반 비용 부담이 커진 것도 줄인상에 불을 지폈다. 31일 현재까지 발표된 식품업계 인상안을 종합해보면, 각종 가공식품부터 생수, 식음 가맹업계까지 내달 초를 기점으로 가격이 오른다. 특히 식품은 서민 일상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품목인 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롯데제과는 제과류 및 빙과류를 비롯해 냉동식품 등 주요 판매 제품의 가격을 내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인상한다. 자일리톨, 몽쉘, 가나초콜릿, 목캔디, 마가렛트, 초코빼빼로, 꼬깔콘 등이 그 대상이다. 빙과류에선 스크류, 죠스바, 월드콘, 찰떡아이스, 설레임 등이 100원씩 비싸진다. 냉동식품의 경우, 깃롤만두과 김치롤만두는 11.4%, 고기통교자와 김치통교자는 9.3% 오른다. 빅핫도그와 등심통까스도 각각 7.1%, 5.6%씩 가격이 뛴다. 해태제과도 포키, 자가비, 구운양파 등 합작사에서 생산하는 3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4.8% 인상한다. 생수와 음료도 오른다.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1위 제품 ‘제주삼다수’는 내달 1일부터 출고가가 평균 9.8% 인상된다. 웅진식품에서 판매하는 음료 20여종의 편의점 판매 가격도 7% 내외로 비싸진다. 베이커리‧카페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커피 프랜차이즈업계는 연초부터 줄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우유, 과일, 물엿, 설탕, 빨대, 컵 등 부재료와 생두를 볶을 때 쓰는 가스 및 전기요금, 매장 임대료, 인건비 등의 오름세가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다. 파리바게뜨는 내달 2일부터 95개 품목에 대해 평균 6.6% 가격 인상을 진행한다. 햄버거업계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상 카드를 꺼내든다. 첫 타자는 롯데리아다. 롯데리아는 내달 2일부터 버거류 14종을 포함한 총 84품목의 판매 가격을 평균 5.1% 인상한다. 아직 인상안을 발표하지 않은 타 업체들도 내부적으로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주류도 비싸진다. 기획재정부의 ‘2022년 세제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오는 4월부터 맥주와 탁주에 붙는 세금이 1L당 각각 885.7원, 44.4원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지난해 대비 30.5원, 1.5원씩 비싸진 수준이다. 사회적거리두기 해제로 숨통이 트이는가 했던 외식업계도 고물가 직격탄에 다시 시름하고 있다. 일각에선 실내마스크 의무 해지에 따라 유동인구 증가 등 재회복세를 기대하는 희망론도 재기되지만, 지속된 외식물가 상승세에 소비자들의 지갑은 굳게 닫히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2022 4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외식업 경기 회복세가 5분기 만에 꺾였다.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소비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업종별로 보면 치킨 전문점업이 75.63으로 가장 낮고 중국 음식점업(76.08), 김밥 및 기타 간이 음식점업(79.19), 피자·햄버거·샌드위치 및 유사 음식점업(81.80), 한식 음식점업(82.10) 등은 평균치를 밑돌았다.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최근 3개월간 외식업계의 매출 및 경기 체감 현황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경기호전을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종로구에서 요식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강모씨는 “체감상 올해 물가는 예년 대비 1.5~2배가량 올랐다”며 “마진 계산 시 재료비 등 물대만 50%대에 육박해 순수익이 대폭 줄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