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백년대계’ 반도체, 2월 국회서 힘 실어줘야

2023-02-01     여이레 기자
매일일보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한국의 대표 수출 효자 산업인 반도체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설비 투자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높이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을 2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내 반도체 연구개발(R&D) 세액공제율은 현행 8%로 전세계 표준인 25%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더하여 최근 국내 반도체 설비투자액은 2022년 54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줄어들었고, 올해도 5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는 지금, 반도체는 석유보다 중요한 ‘백년대계’ 산업이 됐다. 이어 미국과 중국은 반도체 산업을 두고 패권 전쟁을 벌일 만큼 외교안보의 핵심 산업으로 떠올랐다. 이제는 전세계가 반도체 주도권 확보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삼성전자의 대표적 라이벌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사 TSMC는 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나섰다. 대만은 이미 지난달 7일 반도체에 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의 세액공제율을 15%에서 25%로 높이고 새 장비 구매 투자도 5%의 세액공제를 추가하는 ‘대만판 반도체법’을 처리했다. 대만은 반도체를 나라를 지키는 신의 무기라는 뜻의 ‘호국신기(護國神符)’라 부른다. 1월 임시국회의 성적표는 처참하다. 지난 1월 17개의 국회 상임위원회 중 전체회의가 열린 상임위는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 단 3개에 불과하고, 본회의는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국회 일각에서는 조특법 개정안을 두고 대기업 특혜라 지적하고 있으나 조특법은 대기업에 최대 25%의 세액공제율을, 중소기업에는 최대 35%의 세액공제율을 약속한다. 최근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 불황 탓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은 반도체 산업 하강기에도 상당한 투자를 통해 호황기의 성과를 거둬왔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 경기 평균 사이클 주기는 상승 약 3년(38.7개월), 하강 약 1년(12.1개월) 수준이다. 반도체 산업의 ‘백년대계’를 위해 2월 국회가 힘을 실어줘야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