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증권사도 신탁사업 키운다

하나은행 컨설팅 강화…고객상담서비스 드라이브 NH투자證 신탁본부 신설, KB‧신영증권에 ‘도전장’

2023-02-01     김경렬 기자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신탁 사업이 커지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의 신탁규모가 커진다. 전통적으로 특정 금전신탁 강자였던 은행의 입지도 위협받을 정도다. 올해 신탁 사업 마케팅은 금융 업권별로 다채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기준 금전신탁과 재산신탁 규모는 총 1255조2158억원에 달했다. 이중 은행은 555조7243억원, 증권 287조3465억원, 보험 17조8612억원 등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2021년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2021년 11월 말 금전신탁과 재산신탁 규모는 총 1182조5308억원이다. 이중 은행은 516조7076억원, 증권 312조3073억원, 보험 16조3919억원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은행과 보험은 성장했고 증권은 지지부진했다. 증권 업계의 신탁업력 감소로 이같은 집계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유는 특정금전신탁이다. 특정금전신탁은 고객들로부터 돈을 예탁 받아 대출이나 채권 등에 적절히 투자한 뒤, 원금과 수익을 돌려주는 금융상품이다. 특정금전신탁은 고객이 금융기관에 돈을 맡기면서 특정기업의 주식이나 기업어음·회사채 등을 구입해 달라고 지정할 수 있다. 증권사의 특정금전신탁 규모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251조9010억원으로 전년동기 278조8194억원 대비 27조원 감소했다. 이 기간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규모는 313조1212억원에서 337조2867억원으로 24조원 증가했다. 은행은 특정 금전신탁만 아니라 부동산 신탁 등 재산신탁에서도 성장했다. 물론 증권사 역시 부동산 신탁에 기반, 재산신탁 규모에서 성장세를 보였지만 은행의 특정금전 신탁 성장세를 따라잡지 못했다. 현상을 감안하면 업권 간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권별로 제휴를 통한 상담서비스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오랫동안 신탁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던 신탁 명가 법무법인 가온과 국내 탑티어 시중은행들의 제휴가 새롭게 시작된다. 전문 상담 서비스를 통해 고액 자산가 네트워크를 공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부터 신탁 상담 건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신영증권 출신 신관식 세무사를 영입해 우리내리사랑 신탁서비스 마케팅을 적극 추진한 결과다. 하나은행의 경우 올해 자산관리컨설팅센터를 수립, 초고액 자산가를 상담하는 패밀리오피스팀, PB를 대상으로 하는 상속증여팀, 부동산을 전문으로 부동산자문팀을 꾸렸다. 센터는 리빙트러스트센터와 별개로 WM본부 직속으로 센터장은 배도진 전 지점장이 맡는다. 이에 질세라 증권사 역시 영업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정금전신탁 지표로 확인된 만큼 상속 증여 관련 고객 유입이 많아진 것으로 전해진다. KB증권은 지난해부터 김유성 고객자산운용센터 상무를 필두로 업력을 확대했다. 지금은 고액 자산 고객을 확보, 유의미한 업력 확대 지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과 OCIO에서 경쟁하고 있는 NH투자증권은 신탁본부를 신설, 6~7년 전 상속증여 신탁 서비스 실패를 딛고 올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증권가의 신탁 깃발은 꼽은 신영증권 역시 오영표 패밀리헤리티지본부장을 필두로 축소되는 사업의 불씨를 당기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