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들 "매파 연준 비둘기로 변신했다"

"인플레 둔화 언급 등 긴축 종료 임박 시그널" "3월 0.25%p 인상이 마지막" 전망도 제기돼

2024-02-02     이광표 기자
미국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투자은행(IB)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결정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언급을 대체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메시지로 해석하고 있다. 2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현지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은 이번 정책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되었다고 표현된 점,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정도'로 바뀐 점 등을 비둘기적 요소로 지목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재화를 중심으로 둔화과정(disinflation)에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향후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도 과도한 긴축 의도가 없다고 말한 부분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다만 정책결정문에서 지속적(ongoing) 금리 인상이 두 차례 이상 있을 수 있다고 언급된 대목은 반대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메시지로 꼽혔다. RBC캐피털은 "정책결정문은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됐음을 인정하고 추가 인상의 '정도(extent)'를 언급하면서 향후 0.25%포인트 인상을 기준(default)으로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디스인플레이션을 13회 언급했다"며 "우리는 3월 0.25%포인트 인상을 이번 긴축 주기의 마지막으로 예상하고, 하반기 완만한 경기침체 등으로 0.50%포인트 인하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ING도 "파월 의장이 충분히 제약적 수준에 이르기까지 '두어 번(a couple more)' 더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연준의 3월 0.25%포인트 인상이 끝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메르츠방크는 "금융시장이 너무 완화적이라는 사실에 파월 의장이 더 이상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며 "기준금리가 3, 5월에 0.25%포인트씩 인상된 뒤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이 남았다고 언급한 점 등은 매파적"이라고 평가했다.

씨티는 "금융시장의 반응은 비둘기파적이었지만, 우리는 의장이 두 번의 0.25%포인트 인상 시각을 바꾸지 않은 점 등에서 중립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