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성과급 잔치도 이제는 옛말… 없애고 줄인다

미래에셋·키움증권 성과급 1월 지급, “전년보다 현저히 떨어져” 중소형사 대부분 성과급 안 나와… 어닝쇼크·리스크 관리 영향

2024-02-02     이채원 기자
증권업계의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대내외 변동성 확대에 따른 실적악화에 증권사 임직원들이 받는 성과급 규모가 쪼그라들었다. 최근 금융당국에서도 성과급 잔치에 경고장을 날린 만큼 증권사들도 성과급 지급에 소극적인 분위기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 두 곳만 지난달 말 성과급 지급을 완료했다. 이들 증권사의 2022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3%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인센티브 규모도 지난해보다 현저히 줄었다고 전해진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43.1% 감소한 8459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잠정 공시했으며 키움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같은 기간 43.6%(5274억원) 감소한 6815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아직 성과급이 나오지 않은 증권사의 임직원들도 이번년도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요즘 분위기만 보면 잘리지 않으면 다행”이라며 “부서마다 다르겠지만 이번 성과급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대 증권사 중 메리츠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은 이달 말,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은 3월 중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분기 별로 성과급을 산정해 배분하고 대신증권은 성과급 일년치를 12개월로 나눠 준다. 신한증권은 지급방식이 부서마다 상이하다고 알려진다. 중소형사의 경우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영업직군는 모르겠지만 관리직군의 경우 이번에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다고 통보된 상태다”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 또한 “아직 회계처리가 되지는 않았으나 이번년도는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도 증권업계의 성과급 잔치에 경고장을 날린 만큼 증권사들도 성과급 지급에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호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도 거의 없는데다 최근 금융당국에서도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성과급 지급에 신중하라는 메시지를 보내서 이번년도는 작년이나 재작년보다 많이 받는 곳이 드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 원장은 지난 31일 임원회의를 통해 “그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단기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은 일부 증권사의 경우 임직원들의 성과급 지급이나 현금배당 등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익스포져가 높은 증권사는 향후 부동산 시장상황 및 리스크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후 성과보수를 산정하고 지급해야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해 증권업계는 2021년 역대급 실적을 올리면서 임직원(관리직군)에게 기준 월 기본급의 180%부터 2000%까지 인센티브를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