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막힌 카드사들 '6개월 무이자' 실종

조달금리 상승에 할부서비스 비용 부담 주요 카드사들 할부 혜택 대폭 줄이는 중

2024-02-05     이광표 기자
카드사들이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6개월 이상 장기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올해 들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무이자 할부 서비스 비용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카드사들은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3개월 이내에서만 운용하는가 하면 3개월 무이자 할부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 점유율 상위권 카드사들이 줄줄이 6개월 이상 장기 무이자 할부를 없앴다. 또 국세·지방세 납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중단했다. 신한카드는 12개 업종 가운데 학원, 대학, 병원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서 2~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만을 제공한다. 학원과 대학은 최대 6개월, 병원은 최대 5개월 무이자 할부가 가능하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말까지 백화점, 항공사, 여행사 등에서 최대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했지만, 올해부터는 2~3개월로 줄였다. 현대카드는 오는 31일까지 제공하기로 했던 최대 12개월 무이자 할부와 부분 무이자 할부 혜택을 지난달 15일로 앞당겨 조기 종료했다. 삼성카드는 아울렛, 백화점, 온라인쇼핑몰 등 무이자할부 서비스를 하는 18개 업종 모두 6개월 무이자가 사라졌다. 또 올해부터 프리미엄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던 최대 무이자 할부 기간도 기존 4~6개월에서 1~2개월 축소했다. 특정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는 조건으로 3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BC카드는 지난 14~24일 설 연휴 결제 수요를 노리고 3개월 무이자 할부 이벤트를 했다. 우리카드는 1월 개인 신용카드로 5만원 이상 결제할 때 3개월 무이자 할부를 선택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카드사들은 장기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제공해왔다. 10~12개월 무이자 할부 이벤트 등도 흔했다. 

카드업계가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한 건 금리 상승 영향이다. 카드사의 경우 은행처럼 자체적인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연 6%대를 돌파한 여전채 금리는 상승세가 꺾였지만, 여전히 지난해 초(2%)보다 두 배 높은 4~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따른 비용이 2021년 대비 2배 이상 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