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TSMC vs 삼성전자, 지난해 실적 희비 갈려

TSMC,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큰 폭 증가…삼성전자, 전년 대비 96.9% 감소 TSMC-삼성전자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40.6%p로 격차 증가

2024-02-06     여이레 기자
사진=연합뉴스(PG)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가 반도체 업황 둔화에도 지난해 4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부진에 바졌다. 이에 한국과 대만이 주도하던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TSMC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큰 폭 증가했다. 지난달 TSMC는 지난해 4분기 매출 6255억대만달러(약 26조896억원), 영업이익 3250억대만달러(약 13조5557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0조4646억원, 영업이익 4조3061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7.97%, 68.95%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의 매출은 20조700억원, 영업이익은 2700억원에 그치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2.8%, 96.9% 급감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은 2018년 TSMC의 두 배에 달했지만 4년 만인 지난해 3분기 TSMC에 역전을 허용했다.

◇파운드리서 점유율 벌어져…지난해 3분기 TSMC 56.1%, 삼성전자 15.5%

양사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도 벌어지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해 3분기(7~9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TSMC 56.1%, 삼성전자 15.5%로 집계했다. TSMC와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2021년 4분기 33.8%포인트(p)에서 작년 1분기 37.3%p, 2분기 37.0%p, 3분기 40.6%p로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TSMC와 삼성전자의 대조되는 실적과 시장 점유율의 원인으로는 주력 반도체 제품의 차이가 꼽힌다. 삼성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는 글로벌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반면 TSMC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는 경기 영향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메모리반도체는 하반기 글로벌 경기 침체, 물가상승으로 인해 전방산업의 수요가 악화하면서 가격이 급락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해 하반기 D램과 낸드플래시의 고정거래가가 각각 22.46%, 3.74% 떨어졌다고 집계했다.

◇TSMC, 日 공장 증설로 삼성전자 앞지를 전망

반도체업계는 내년 상반기까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당분간 TSMC의 반도체 매출이 삼성전자를 앞지르는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이어 TSMC는 일본에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다. TSMC는 올해 투자 금액을 10% 이상 줄이겠다고 발표했으나, 생산 시설 증설에는 아낌없는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도 TSMC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말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1조3000억엔(약 12조6630억원)의 반도체 관련 예산을 편성하고 6170억엔(약 6조100억원)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 제도를 도입했다. TSMC는 구마모토현 공장 사업비의 절반 가량을 일본 정부로부터 지원 받을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은 지난 2019년 4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내놓으며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겠다”라고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생산·연구개발(R&D)에 133조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한편, 반도체 산업 지원에 대한 대만과 한국 정부의 온도차도 지적받고 있다. 최근 대만은 반도체 기업의 R&D 투자에 최대 25%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반도체 산업 지원책’을 통과시켰으나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내용을 담은 국내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