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등급 이하 회사채 발행비중, 금융위기 이후 최저
취약업종 밀집에 신용등급 인플레이션으로 A등급마저 ‘외면’
2013-10-24 배나은 기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대형 신용 악재가 잇따라 터짐에 따라 A등급 이하 비우량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비중이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발행된 총 회사채 발행액(35조275억원)에서 A등급 이하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인 22.6%로 집계됐다.A등급 이하 비우량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비중은 지난 2005년 59.9%까지 올랐다가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난 2008년에는 35.8%까지 떨어졌다.이후 A등급 이하의 발행 비중은 지난해까지 줄곧 40% 안팎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말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를 시작으로 올해 STX·동양그룹의 유동성 위기까지 대형 크레딧 이슈가 연이어 발생하자 올해 20%대로 미끄러졌다.이처럼 비우량기업에 대한 회사채 발행 비중이 추락한 데는 시장의 불신이 커진 탓이 크다.신용등급 인플레이션 현상 탓에 웬만한 우량한 기업들은 대부분 최상위 등급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엄연히 투자적격등급인 A등급마저도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채권 전문가들은 지표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지만 같은 A등급이라도 과거보다 현재 A등급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더 부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최근의 원화 강세가 최우량 기업보다 경쟁력 측면에서 열위에 있는 A등급 이하의 비우량기업 수익성에 더 큰 타격을 주면서 회사채시장 내 양극화 현상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실제로 지난 22일 실시된 두산인프라코어(A등급) 수요예측의 저조한 결과는 동양그룹 사태로 위축된 회사채 투자심리를 그대로 반영했다.A등급 이하에 조선, 해운, 건설 등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취약업종들이 여전히 집중됐다는 점도 A등급에 대한 투자심리를 훼손하는 요인이다.올해 3∼4분기 만기가 도래한 A등급 이하의 회사채 규모는 총 10조7530억원이며 이 가운데 19.4%인 2조820억원이 3대 취약업종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