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TSMC 밀어준 대만…삼성·SK 지원 급한데 우리 국회는?
대만, 반도체 산업 전폭적 세액공제 나서…한국 조세특례제한법은 2월 국회 통과 진통 예상
대만 반도체 수출 7년 연속 증가세…한국은 지난해 8월(-7.8%) 이후 6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
2023-02-06 여이레 기자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대만 정부가 자국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에 전폭적인 세액공제를 약속한 가운데, 우리 정부의 반도체 투자 활성화를 위한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의 2월 국회 통과는 여야 정쟁 속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 경제를 이끄는 반도체의 지난 1월 수출액은 지난해 1월보다 40% 넘게 급감, ‘반도체 수출 쇼크’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7.8%) 이후 6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대만의 반도체 수출은 7년 연속 증가세에 있다. 이어 대만은 단 두달 만에 반도체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에 최대 25%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대만판 ‘반도체 산업 지원책’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의 사업 진행에 탄력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국회는 발의 약 4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반도체 시설 투자액 중 단 8%만 세액공제한다는 내용의 반도체특별법(K-칩스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야당안인 대기업 10%, 중견기업 15%, 중소기업 30% 감면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반도체 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경쟁국들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설비 투자 세액공제율을 최대 25%까지 높이는 조특법 개정안을 2월 국회에 제출했으나 여야의 입장차가 커 처리 전망은 불투명해 보인다.
최근 국내 반도체 설비투자액은 2022년 54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줄어든 데 이어 올해도 51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지난해(53조1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집행할 예정이나 TSMC의 시설투자 규모가 이를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14일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법안 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당은 조특법 관련 사항을 최우선 법률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나 야당은 반도체 분야와 다른 산업 간의 형평성, 재정 건전성 문제 등을 이유로 법안 처리에 소극적인 입장으로 알려져 이번 임시회에서 조특법이 처리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 연구위원은 “정책의 적시성이 중요하다”라며 “정부의 투자세액공제 확대 조치가 국회에서 조속히 입법될 수 있도록 정치권의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