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5社’ 제도권 편입에 ‘분주’
금융위원회 6일 ‘토큰증권 가이드라인’ 발표
조각투자업체 “금융사 협력해 유통창구 마련”
2023-02-06 이채원 기자
[매일일보 이채원 기자] 금융당국이 토큰증권을 제도권으로 편입함에 따라 새로운 토큰 유통시장이 열릴 전망이다. 이에 조각투자업체들은 금융기관과 협력해 유통 채널을 개설하고 토큰 발행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사업 개편에 나섰다.
6일 조각투자업계에 따르면 미술품을 쪼개서 투자하는 플랫폼인 열매컴퍼니, 투게터아트, 테사, 서울옥션블루와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인 뱅카우는 금융사와 협력해 새로운 유통 창구를 마련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또 STO를 활용해 조각투자를 쉽게 발행하는 방법도 구상 중이라고 알려진다.
앞서 5개 조각투자사는 지난해 말 증권성을 인정받으며 투자계약증권 발행과 유통분리를 위한 작업에 나선 바 있다. 특히 테사의 경우 어플리케이션 내에서 개인 간 거래할 수 있게 했던 2차 거래시장을 폐쇄한 상태다.
열매컴퍼니는 이번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투자계약증권을 통해 금융사와의 유통시장을 구상하는 한편 토큰 발행을 위한 준비에도 착수했다, 김재욱 열매컴퍼니 대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지난해 말 받은 증권성 판정으로 증권형 공동구매 준비는 거의 다 되어있다”며 “다수의 금융사와 협력을 통해 유통창구를 마련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열매컴퍼니는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증권, SK증권과 디지털 증권 발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알려진다.
그는 이어 “이번에 나오는 STO는 한우와 미술품 이외에도 모든 자산에 대해 증권으로 사업을 지속해도 되고 유통창구까지 열어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데 기존 우리가 준비하던 투자계약증권이 아닌 토큰으로도 미술품을 조각 판매 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말이다”라며 “제도권 하에 있는 거래소는 토큰 발행이 더 쉽고 대중적으로 알려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토큰 발행도 준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테사와 투게더아트 역시 금융기관과 협력해 유통 채널을 개설할 계획이다. 테사 관계자는 “이번 발표된 STO 가이드 라인 관련해 향후 사업구조 재편에 따라, 금융기관과 협력해 유통 채널을 개설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나아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승행 투게더아트 부대표는 “현재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하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준비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한 사례가 없다보니 기준이나 규제가 명확하지가 않아서 금융당국과 변호인단과 논의하는 과정에 있다”며 “증권사, KRX 산하 디지털 거래소 등에서 투자계약증권의 유통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는 대로 그에 맞춰 유통 창구도 준비하려고 한다”고 했다.
뱅카우는 투자계약증권으로 방향성을 잡고 전통 상품과 같이 증권신고서를 발행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뱅카우 관계자는 “뱅카우는 유통시장이 기존에 없었어서 발행에 대해서 증권사와 협업하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투자계약 증권으로 발행하는 형태를 진행하려고 한다”며 “이외에도 STO 가이드라인을 더 들여다보고 사업에 유리할 수 있는 부분들은 내부적으로 논의하여 반영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테사는 앞서 지난해 7월 키움증권과 사업 상호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으며 12월에는 교보증권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받았다. 투게더아트는 지난 12월 NH투자증권 미술품 조각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뱅카우는 지난 11월 KB증권과 손잡고 투자계약증권 발행 업무 및 실명증권계좌 발급에 나선 바 있다.
금융위원회는 6일 ‘토큰 증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자본시장법상 토큰 증권의 증권성 판단 원칙과 발행 및 유통 규율 방안을 내놨다. 그간 허용되던 실물증서, 전자 증권 형태의 발행 방식 이외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발행이 추가됐다.
금융감독원도 STO시장의 제도권 도입에 시행착오가 없도록 상반기 중 관련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6일 열린 2023년 금감원 업무계획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토큰증권 가이드라인 관련된 내용이 금융위를 중심으로 발표됐는데 1차적으로 이달 중 금감원에서 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했다.